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장원준(32)을 가리키는 말 중 하나가 '금강불괴'다.

   

무협지에서나 나올법한 단어인 금강불괴는 튼튼하고 단단해 절대 부서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KBO 리그 역대 두 번째로 11년 연속 100이닝을 돌파하며 '꾸준함의 상징'으로 자리한 장원준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장원준은 2005년 107⅓이닝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거르지 않고 100이닝을 넘겼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한 2012~2013년 퓨처스리그에서도 매년 100이닝을 넘게 던진 걸 계산에 포함하면 사실상 13년 연속 세 자릿수 이닝을 채운 셈이다.

   

이 부문 KBO 리그 기록은 송진우가 보유한 13년 연속이다.

   

이처럼 '단단한' 장원준에게도 고민은 있다.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장원준은 "경기 초반 투구 수를 줄이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 만약 처음부터 잘 던졌다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준의 한 시즌 최다 이닝 소화는 2011년의 180⅔이닝이다. '이닝이터'의 훈장과도 같은 200이닝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 중에는 1회에 고전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보통은 몸이 늦게 풀리는 선수가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인다. 장원준 외에도 류제국, 차우찬(이상 LG 트윈스) 등이 리그를 대표하는 '슬로 스타터'다.

   

장원준의 2007년 이후 이닝별 투구 수를 따져보면 1회가 4천201개로 가장 많았다. 볼넷(119개)과 피OPS(0.786) 모두 1회 성적이 가장 저조하다.

   

장원준은 1회 투구 수 30개를 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를 상대하는 팀은 1회가 끝난 뒤 '오늘은 일찍 마운드에서 내릴 수 있겠다'고 기대한다.

   

그러나 장원준이 경기 중반 페이스를 되찾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의 힘 있는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정신없이 당하다 보면 어느새 7회 공격이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주위에서는 장원준에게 "몸이 늦게 풀리면, 불펜에서 미리 많이 던지고 등판하면 어떻겠는가"라고 묻는다.

   

이 말에 장원준은 "불펜과 실제 마운드는 정말 상황이 다르다. 어제(12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도 불펜에서 던질 때 슬라이더가 기가 막혔다. 근데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엉망이 되더라"며 웃었다.

   

장원준은 12일 넥센전에서 7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전반기를 7승 5패 100⅔이닝 평균자책점 2.86으로 마친 장원준은 데뷔 첫 '2점대 평균자책점'을 노린다.

   

그는 "아직 한 번도 2점대를 못 찍어봤다. 그래도 후반기 목표 역시 많은 이닝이다. 그래야 팀이 이길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