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과 ‘잠들지 않는 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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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올해 5·18이 뜨거웠고 감격스러웠던 이유는 제창이 불허된 지 9년 만에 원상회복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기념식에서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2일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토록 주무 부처인 국가보훈처에 지시했다.

이어 5월 18일 국립 5·18묘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 노래를 작곡한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등과 함께 손을 잡고 제창했다.

올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면서 새 역사의 변곡점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 노래가 불리워질 당시의 상황과 시대적 코드를 담고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국가(國歌)가 “포탄의 붉은 섬광과 압제에 맞서 피 묻은 깃발을 올려라”와 같은 다소 극렬한 표현을 담고 있지만 시민 혁명기의 열기를 그대로 담아낸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9년간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릴 수 없었던 이유는 이 노래를 좋아하고 부르는 사람들이 정권이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는 유신정권하에서 ‘거짓말이야’, ‘아침이슬’, ‘고래사냥’, ‘물 좀 주소’ 등이 황당한 이유로 금지곡이 됐던 것과 다를 바 없다.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날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최근 ‘잠들지 않는 남도’를 작사·작곡한 가수 안치환은 제주4·3희생자 유족회에게 음원 사용을 흔쾌히 허락했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4·3을 소재로 하는 노래 중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각종 4·3 관련 행사에서 제창돼 왔다.

하지만 2014년 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이후 자취를 감췄고, 추념식과 연관이 없는 ‘아름다운 나라’, ‘비목’, ‘그리운 마음’ 등이 추모곡으로 불려 논란이 계속됐다.

올해도 논란이 계속되다 지난 3월 27일 제주도 최종 보고회에서 4·3실무위원회의 결정이라며 잠들지 않는 남도는 결국 삭제됐다.

이런 논란이 지속되면서 일각에서는 잠들지 않는 남도를 공식 추모곡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후보시절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 내년 70주년 4·3 추념식에는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5·18 기념식에서 그랬듯이 문 대통령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유족들과 함께 제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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