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제주 교육자치의 모토는 ‘배려와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제주교육’이다. 한데 지난 1일로 민선 3기 이석문 교육행정이 출범한 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도내 교육계 사상 첫 진보교육감 시대를 연 이 교육감의 임기가 1년도 채 안 남은 게다. 평교사 출신인 그는 전교조 제주지부장을 지낸 전교조 1세대에 속한다.

지난 3년 제주 교육행정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람과 조직이 바뀌었고, 교육현장도 크게 달라졌다. 이와 관련해 이 교육감은 지난 6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간담회는 이례적으로 구좌읍 종달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종달초는 다혼디 배움학교(제주형 자율학교) 지정, 내부형 교장공모제 도입, 작은학교 살리기 추진, 교육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 등 그의 핵심 정책이 집약된 곳이다.

이 교육감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3년간 교사들이 본연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현장 지원에 집중했다”며 “그 결과 여러 충돌이 있었지만, 교육청과 정부를 향했던 시선이 교실과 아이들로 맞춰지는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축약하면 교육문화의 대변혁을 이룬 게 가장 큰 성과라는 것이다.

그와 도교육청은 그러면서 성과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고교체제 개편과 연합고사 폐지, 전국 최초 제주형 교육복지 마련과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 진학ㆍ진로 범위 ‘인 아시아’ 확대, 제주형혁신학교 ‘다혼디배움학교’ 운영,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 만학도를 위한 방송통신중 설립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도 적잖다. 그중 누리과정 문제로 교육재정난의 심각해지면서 공교육 강화를 위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게 가장 크다. 즉 유입인구 급증에 맞춘 학교 시설 증ㆍ개축, 석면 시설 개선ㆍ내진 보강 등 안전한 교육 환경 조성, 교육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력 채용 등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한 것이다.

성산고의 국립해사고 전환과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 등도 이 교육감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과제들이다. 부디 남은 임기 동안 ‘아이들의 행복을 지키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다만 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의식한 ‘선심 행정’은 지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