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들의 비겁함과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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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제주국제대 교양학부 교수

‘사회에서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사람 또는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을 사전적 의미에서 엘리트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는 엘리트는 능력이나 지도력 외에 정의감이 있으며 권위의식으로 포장되지 않은 사람이다.

“늙으면 죽어야 한다”,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오느냐”라는 판사의 언어, 부장검사가 뇌물죄로 구속된 사건, 이것은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던 내용이다. 이들은 동네에서 부러움과 추앙을 받고 있는 엘리트들일 것이다.

기본적인 윤리의식도 없는 이들의 기소, 판결을 믿을 수 있을까.

입법기관인 국회는 어떠한가. 선거직인 각 조합장과 자치단체장 등 대부분의 선거직은 세 번의 연임 또는 중임 제도를 택하고 있는데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국회의원들의 선거방식은 이 제도에서 슬쩍 빠져나갔다.

지금은 고인이 된 코미디언 출신 국회의원, 이주일 선생의 “정치판은 자신의 코미디보다 더 코믹하다”는 말 속에는 깊은 의미가 녹아들어 있다.

최근의 인사청문회도 역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청문회 대상자들, 그들 대부분은 법질서를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또한 그들의 순간만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은 비겁하고, 저급한 수준이다.

국가의 중요한 위치에 있으면서 청렴과 공직기강을 강조했던 그들이 아닌가.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은 그들을 더욱 비굴하게 할 뿐이다.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부끄럽게 생각했다면 후보자 지명 당시에 거절했어야 한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진정한 엘리트이며 용기 있는 사람이다.

비겁하고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가식적인 권위의식 때문에 주위 탓으로 돌리거나 변명하려 한다.

며칠 전, 모 후보의 기자회견은 국민들에게 변명과 후보를 고수한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기자회견이 있고 나서 몇 시간 후 후보사퇴를 선언 하는 해프닝을 보면서, 놓치고 싶지 않은 후보자의 권력에 대한 집착은 참으로 추하게 느껴졌다.

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장관 임명, 부끄럼 없이 임명장을 받으면서 만족해하는 그의 웃음 속에는 위선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오래 전부터 거론되어왔지만 엘리트들의 비윤리적인 부작용은 우리의 교육제도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 할 수 있다.

사고력을 요구하는 교육이 아니라 주입식 방법으로 입시 준비를 위한 교육으로는 사고력을 심어줄 수 없다. 이러한 교육제도가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참신한 엘리트 배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부에서는 인사청문회의 방법을 바꾸거나 폐지하자는 여론이 있는데 그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국민들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철저한 자질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청문회 대상자들은 청문회로 인한 피해자가 아니다.

그들에게 비리가 있다면 당연히 국민에게 알리고 그에 따른 비난을 받아야 한다. 오히려 피해자는 위선적인 껍데기 엘리트들로 인해 오해를 받고 있는, 소신을 가진 참된 엘리트들과 선량한 국민들이다.

비리가 있는 사람은 고위공직자가 될 수 없도록 청문회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서는 진실한 사고를 가진 사람, 권력보다는 자존심을 중시여길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 사고교육과 철학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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