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대한민국 바다의 수호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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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첫 해군 2성 장군...고향 위해 제주해군기지 근무 자청
▲ 2016년 5월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24대 부석종 사령관 취임식 모습.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힘들게 공부하며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했던 섬 소년.

그는 해군 장교로 임관한 후 영관급 장교 승진 때는 동기들에 비해 뒤처지기도 했지만 어떤 보직을 맡든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다는 자세로 열과 성을 다했다.

그 결과 부석종 사령관은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 해군 2성 장군이 됐고 해군 최정예 부대인 제2함대를 이끌며 국가 안보 수호의 최전선을 책임지고 있다.

▲제2함대 소개
해군 제2함대 사령부는 1946년 해방병단 인천기지로 창설된 후 1973년 제5해역사령부로 개편됐으며 1986년 지금의 해군 제2함대 사령부로 재창설됐다.

지금의 평택기지로 이전한 것은 1999년이다.

평택기지는 해군 모항인 진해항을 빼고 가장 큰 해군기지고, 제2함대는 우리나라 해군 함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작전 해역은 서해 NLL에서부터 전라북도 군산시 소재 어청도까지다.

부석종 사령관은 2016년 5월부터 제2함대 사령관으로 복무 중이다.

 

▲ 2016년 5월 제2함대 사령관으로 취임한 부석종 사령관(오른쪽)과 부인 백미자씨.

▲제2함대의 역할
서해 최전방인 NLL을 사수하고 서해에서의 해양통제권을 장악, 북한의 해상 도발을 사전에 억제하고 전쟁 발발 시 서해를 완벽하게 방어하는 것이다.

특히 NLL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바로 인접하고 있어 해군으로서는 절대 사수해야 하는 최고의 군사적 요충지다.

국민들의 안전한 해양 활동을 보호하는 것도 주요 임무인데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의 꽃게 작전과 불법 어업 단속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부 사령관은 “위중한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상황에 대비, 북한이 서해로 도발해 올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항상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항재전장(恒在戰場)’의 의식을 갖고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는 자세로 임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2함대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해군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지원, 농민 일손 돕기와 급수 지원, 평택항 환경 정화, 연평도 해역 폐그물 수거 등 대민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제2함대 사령부에는 제2 연평해전 때 침몰된 참수리 357호정이 실물 크기로 전시돼 있고 북한 잠수정의 어뢰로 폭침된 천안함도 옮겨져 있는데 생생한 안보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부 사령관은 “해군 제2함대의 서해수호관과 천안함기념관을 찾은 관람객은 연간 2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 4월에 110만명을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안보 차원에서 제주해군기지의 의미

부 사령관은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이하, 제주해군기지)을 “한반도 해역의 중앙에 위치한 해군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정의했다.

부산과 진해에 분산 배치돼 있던 기동전단 함정을 통합 수용해서 동·서·남해를 동시에 기동 감시하는 역할을 제주해군기지가 맡는다는 것이다.

또한 “제주 남방해역의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고 해양 자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도 제주해군기지의 핵심 기능”이라고 부 사령관은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강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4강과 같은 규모의 전력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 대응할 수 있도록 해군이 커져야 한다”며 “제주해군기지는 우리나라를 지키는 길목”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항만은 지역 발전의 핵심 인프라 시설로 제주민군복합항은 제주의 훌륭한 자산”이라며 “크루즈 관광이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10년 청해부대 왕건함의 부석종 함장(당시 대령).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 맡게 된 배경


부 사령관은 2004년 인허가가 시작될 때부터 제주해군기지 사업단에서 근무했다.

당시 중령으로 계획통제실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했다고 한다.

이어 장성(준장)으로 승진한 후인 2013년 12월부터 2년 동안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을 맡았다.

그는 “제주해군기지에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서 자발적으로 인사처에 찾아가 제주도가 고향이니 보내달라고 했다.”며 “국책사업으로 고향에 기여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지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후손들과 제주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해군기지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일했다.”며 “앞으로 해군기지가 관광 및 경제적 측면에서 제주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군 제독이 되기까지의 과정


1986년 해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경남함 갑판사관을 맡았고 대마도 근처에서 대간첩경비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후 고속정 편대장, 순천함장, 왕건함장,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 등을 거쳤다.

1998년에는 말레이시아 합동참모대학에서 유학을 하기도 했다.

왕건함장 때는 청해부대에 파병을 갔는데 당시 해적에 납치됐다가 7개월 만에 풀려난 삼호드림호를 오만 살랄라항까지 호송을 하기도 했다.

파병 기간 동안 왕건함은 24회에 걸쳐 총 206척의 선박을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호송했다.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 때는 감귤 과잉생산으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해군 장병들의 급식에 감귤을 보급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

부 사령관은 제주 출신으로 첫 2성 장군으로 영전하게 된 이유로 ‘정직’과 ‘성실’을 꼽았다.

진급 심사 때도 매번 선두주자로 승진한 것이 아니었다.

소령에서 중령 진급 때는 2차, 대령 진급은 3차에서야 할 수 있었고 준장과 소장 진급 때만 1차 때 승진했다.

그는 “중령과 대령을 1차로 승진했다면 자만심 때문에 현재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진급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근무를 했기 때문에 오늘이 있게 된 것 같다.”고 술회했다.


▲가족 및 성장 과정


부 사령관은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서 농사를 짓는 집안의 6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한동초와 세화중, 세화고를 졸업한 그는 중고생 시절 4km되는 통학길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로 통학을 했다.

그는 “자전거로 통학을 하며 영어 단어를 외우고 쉬는 시간에는 혼자 수학공부를 하며 지냈다”며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학창 시절의 가장 큰 아쉬움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교시절 수학여행을 못가서 학우들과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고향에는 어머니 홀로 농사를 짓고 있고 형제들 중 4명은 제주에서, 2명은 고향을 떠나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부 사령관은 1990년 추자도에서 고속정 정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지인의 소개로 만난 부인 백미자(53)와 결혼, 1남2녀를 두고 있다.


▲해군사관학교로 진학하게 된 배경


부 사령관은 가난했던 집안 형편에다 형제들이 많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됐다고 한다.

고교 2년 때 담임선생님이 “사관학교는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며 사관학교 진학을 권유한 것이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해군사관학교 입학 전까지는 한 번도 섬을 떠나 본 적이 없었다.”며 “기차도 1학년 생도 시절 훈련을 받으러 갈 때 처음 타봤다.”고 털어놨다.

4년간의 해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고된 훈련 속에서도 휴가 때만 되면 고향 제주로 내려와 부모님 농사일을 도왔는데 “농사일보다 힘든 훈련은 없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해군사관학교를 가지 않고 제주도에 남았다면 제주대 수학교육과에 진학해 수학교사가 됐을 것”이라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제주의 미래와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


부 사령관은 “제주다운 제주가 됐으면 한다.”며 운을 띠고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풍광이나 전통 풍습들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존됐으면 한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특히 “틀에 박힌 관광도시가 아니라 제주만의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전통문화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전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제주 섬이 될 수 있도록 잘 가꾸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군 제독으로서 향후 계획


부 사령관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물론 지금까지 해군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해주시고 도움을 주신 고향 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제주에서 최초로 해군 2성 장군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고향 분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그 기대와 위상에 걸맞게 혼신을 다해 국가 보위에 모든 것을 다 바칠 각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군과 국가를 위해 더욱 보탬이 되고 싶다.”며 “전역 이후에는 고향을 위해 헌신하며 고향 후배들이 큰 꿈을 갖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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