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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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왜 여자는 자전거를 탈 수 없나요?”

사우디아라비아 10살 소녀 ‘와즈다’의 최고 관심사는 자전거다.

이웃집 압둘라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가 항상 부러웠는데 마음에 드는 초록색 자전거가 단골가게에 들어오자 엄마에게 사달라고 졸랐지만 여자는 자전거를 타면 아이를 낳지 못한다며 절대 사주지 않았다.

와즈다는 팔찌도 팔고, 연애편지도 전달하며 돈을 모았지만 자전거 가격에는 미치지 못해 고민하던 끝에 마침 학교에서 자전거를 사고도 남을 만큼의 상금이 걸린 코란 경전 퀴즈대회가 열리자 참가해 당당히 1등을 차지한다.

자전거를 살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자전거를 사겠다고 말했다가 학교 측의 반발을 샀고, 결국 난민에게 기부하게 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와즈다의 엄마는 자신의 드레스를 사는 것을 포기하고 와즈다에게 초록 자전거를 사준다.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영화인 ‘와즈다’의 줄거리다. 이 영화 한 편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엄격한 율법에 의해 통제됐던 여성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다.

10살 소녀의 모습을 통해 체제에 저항한 ‘유쾌한 반란’이 사회를 변화시킨 것이다.

▲요즘 한국사회에서도 ‘유쾌한 반란’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권위주의적 사회에 익숙해 있던 국민들에게 반란으로 비춰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보름여 간의 행보는 이전에는 없던 파격과 탈권위의 연속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후 벌써 세 차례나 직접 인사 브리핑을 했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참모들과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들고 경내를 산책하는 등 소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여야 5당 대표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의 격식 파괴, 탈권위적 경호 등은 국민들에게 ‘유쾌한 반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능력 중심의 탕평’, ‘보수·진보 이념 초월’, ‘관행 타파’ 등 파격 인사 키워드도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행보는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인 행태다.

그동안 권위주의적 정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여과없이 국민들에게 보여지면서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 생소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힘에 의해 탄생한 정부다. 오직 두려워 할 대상은 국민뿐이다.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유쾌한 반란’이 5년 내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것이 더 이상 ‘유쾌한 반란’이 아닌 정상적인 나라에서 살고 싶어 하는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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