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된 유기견, 초등학교 습격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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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발생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하우스감귤도 피해
▲ 흥산초등학교 교직원이 25일 야생화 된 유기견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동물체험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내에서 여기저기 떠도는 유기견들이 맹수로 변해 가축을 해치는 사건이 늘어가는 가운데 급기야 초등학교에서 기르던 가축들이 유기견으로부터 습격을 받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서귀포시 남원읍에 자리한 흥산초등학교(교장 송경욱)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3회에 걸쳐 어미와 새끼로 추정되는 유기견 2마리가 교내에 조성된 동물체험장에 침입해 닭과 토끼를 덮쳤다.

 

주변에 설치된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는 야생화 된 유기견 2마리가 철망을 입으로 물어뜯고 안으로 침입해 사냥감을 물어뜯고 농락하다가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흥산초는 지난 3월 초 학교 건물 북쪽 공터에 토끼와 닭을 키우기 위해 철망으로 된 사육장 2개를 조성하고 각각 닭 9마리와 토끼 5마리를 키우던 중이었다.

 

유기견 2마리는 첫 습격시 토끼가 있는 사육장에서 토끼 5마리 전부를 물어뜯었고, 이후 2회에 걸쳐 닭이 있는 사육장을 노렸다.

 

유기견 습격을 받은 직후 교직원들은 토끼와 닭들이 털이 뽑히고 여기저기 물린 채 널브러져 있는 처참한 현장을 발견했다.

 

3회에 걸친 유기견 습격으로 토끼 5마리와 닭 7마리가 처참하게 죽은 이후 동물체험장은 폐쇄됐다.

 

유기견에 의한 피해는 초등학교 인근 농가에도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하우스감귤 농사를 짓는 강모씨(44)는 “달팽이 피해를 막기 위해 하우스 내 오리 4마리를 방사했는데 지난해 여름에 유기견이 하우스 그물망을 뚫고 들어가 오리를 물어뜯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강씨는 “올해 들어서도 오리가 방사된 하우스 곳곳에 비닐과 그물망이 뜯긴 흔적이 발견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송경욱 흥산초 교장은 “아이들이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는 공간인 학교 안에 맹수화 된 유기견이 침입해 깜짝 놀랐다”며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길거리에 방치된 유기견이 없도록 행정당국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의해 포획된 유기견은 2015년 2366마리에서 2016년 2998마리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4월말 기준으로 1342마리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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