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귀향한 돌고래 ‘금등’과 ‘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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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인 ‘금등’과 ‘대포’가 불법 포획 20년 만에 고향 제주바다로 돌아왔다. 엊그제 서울대공원에서 제주시 함덕리 야생훈련용 가두리로 옮겨진 것이다. 이들은 야생적응 훈련을 받은 후 이르면 오는 7월쯤 방류될 예정이다. 사육 돌고래로선 앞서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이어 세번째로 자연에 돌려보낸 사례가 된다.

대포는 1997년 포획된 후 서귀포시 중문단지의 돌고래 공연장에 팔렸다가 2002년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 금등이 역시 1998년 붙잡혀 1999년 서울대공원으로 넘겨졌다. 제주 앞바다를 돌던 돌고래들이 어느 순간 관중 앞에서 묘기를 부리는 신세로 전락한 거다. 이들은 제주바다로 돌아오기까지 2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돌고래들은 두 달간 해상 가두리에서 제주해역의 수온과 조류 등에 적응하며 살아있는 먹이를 포획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고래생태연구자 등 전문인력이 먹이를 주고 적응상태를 관찰하며 돌본다. 금등이와 대포는 20년 안팎 장기간 사람과 생활했다. 그렇기에 훈련기간 중 자연 개체와의 접촉 및 교감이 잘 이뤄질지 관심거리다.

남방큰돌고래는 한반도에선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 서식하고 있다. 제주해녀들이 수백년 전부터 바다에서 만나며 유대감을 쌓아온 소중한 해양자원이다. 하지만 전시·공연용으로 불법 남획이 시작된 후 지금은 1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 다행히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이후로 개체 수가 줄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2013년 제돌·춘삼·삼팔이, 2015년 태산·복순이에 이은 금등·대포의 귀환은 그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동물권 존중의 가치를 부각시키며 그들을 보호하는 노력에 한 획을 긋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여곡절 끝에 자연으로 돌아간 제돌이 등은 지금 새끼까지 낳고 개체 수를 늘려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엔 50여 마리의 돌고래가 전시 등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인간이 돈벌이를 위해 타생명을 마구 다루는 야만적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고백과 다름아니다. 금동과 대포의 방류를 성공시켜야 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물보호에 대한 의식이 확산돼 ‘공존의 길’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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