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제주도는 감귤 꽃향기로 가득 찬다. 벚꽃이 진 자리를 감귤 꽃이 차지하며 온 섬을 꽃 향으로 채워나간다. 그런데 이 시기에 섬을 채우는 또 다른 향기가 있다. 곰을 삼칠일 만에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냄새를 제외하고 백 가지로 이롭다고 해 일해백리(一害百利)라 불리는 마늘이다.

제주도는 전국 마늘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정지역은 제주도 생산량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제주의 마늘은 난지형 마늘로 5월 수확이 시작돼 6월 초면 마무리되는데, 대정지역 특유의 토질과 암반수로 재배한 마늘 고유의 매운맛과 알싸한 향이 좋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 마늘 농가는 울상이다. 본격적인 마늘 수확 시기임에도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수확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작물치고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으나 마늘은 다른 작물에 비해 손길이 더 많이 가는 작물로, 일손 확보가 절대적인데 반해 농촌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다.

농협제주지역본부 농촌지원단에서는 인력 중개센터 사업을 벌이고, 행정에서도 군·관·민 각계각층의 지원을 통해 일손돕기를 지원하고 있으나 필요인력을 충족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도에서 농민들도 농업을 보람으로 느낄 수 있도록, 여러분도 함께 농사를 체험하고 마늘 향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서귀포시 대정지역에서는 매년 마농박람회를 개최해 오고 있는데, 올해는 6월 10일과 11일 양일간 대정하모체육공원에서 행사를 개최한다. 질 좋은 마늘 및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계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