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 인구가 2만명을 넘어섰다. 그 중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제주 땅에 온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물론 등록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도 꽤 있다. 이들은 대부분 불법 체류자들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만 불법 체류자는 9183명에 달한다. 무사증 불법 체류자에 등록외국인 불법 체류자까지 더한 수치다.

그러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금은 이보다 많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등 법무당국의 계도ㆍ단속과 제주를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급감하면서 자진출국한 불법 체류자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3월부터 4월 16일까지 제주를 떠나 귀국한 불법 체류자는 1473명이다.

그럼에도 적잖은 불법 체류자들이 아직까지도 도내 건설현장, 농장, 공장, 식당,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들 외국인들이 ‘불법 체류’라는 멍에 때문에 임금을 떼인 사례가 다반사이나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부당하게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더라도 강제출국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한 채 냉가슴만 앓고 있다는 거다.

올 들어서만 불법체류자에 대한 임금 체불은 75건으로, 드러난 피해자만 97명으로 나타났다. 다수가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지도개선센터에 접수된 진정서 현황 결과가 그렇다는 얘기다.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당한 근로 대가를 지급 받지 못하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신고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실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참으로 딱하기 그지 없다. 이들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가족을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돈을 좀 벌어보겠다고 머나먼 이국땅에 왔다가 무일푼으로 씁쓸히 고향에 돌아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제주중국총영사관엔 체불임금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부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론 화가 치밀어 오른다. 불법체류자들의 열악한 지위를 악용해 임금을 떼먹는 일부 악덕 사업주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서다. 상습 체불업주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에 제주도 등 9개 유관기관ㆍ단체가 합동지도점검반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