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후보, 나쁜 후보, 이상한 후보
좋은 후보, 나쁜 후보, 이상한 후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2008년 여름, 한국판 서부 액션 영화가 국내 영화 팬들을 사로잡았다. 제국주의 열강들이 판치던 1930년대 무정부 상태인 만주를 무대로 한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다.

무법천지 만주 벌판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는 조선의 풍운아 세 명이 주인공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분), 자신이 최고임을 자부하는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분), 잡초 같은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분).

이들은 윤태구가 열차를 털다 발견한 보물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 대륙을 누비는 추격전을 펼치고 보물이 숨겨져 있는 장소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2017년 한반도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 도발의 위협 속에 G2로 불리는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고 일본과 러시아 등 강대국들도 가세하며 일촉즉발의 긴장 국면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파면으로 국가수반마저 공석 상태다.

우리나라를 영화 속 1930년대의 만주에 비하기엔 좀 그렇지만 위기 상황은 그에 못지않다.

이러한 백척간두의 한반도 정세 속에 우리나라 대선후보들과 각 정당은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보물을 움켜쥐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인 혈투 그 이상이다. 극우 보수세력 완전 궤멸, 종북 좌파 척결 등 구시대적 유산인 이념 논리가 대선판을 흔들고 상대 후보들을 비방하는 네거티브 선거전도 도를 넘고 있다.

▲영화와 대선에 있어 상황 전개의 가장 큰 차이는 각본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영화 속에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미리 각본에 의해 정해져 있다.

하지만 대선에서는 각본이 없다.

좋은 후보, 나쁜 후보, 이상한 후보는 진영 논리와 지지자의 시각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특히 진보좌파나 보수우파는 진영 논리에 부합하는 후보가 좋은 후보. 반대 진영 후보를 나쁜 후보로 규정한다.

이들 진영의 논리대로라면 좌우 진영을 모두 공략하는 중도 진영의 후보가 이상한 후보가 될지 모를 일이다.

▲장미 대선이 이제 5일 남았다.

유권자들도 저마다 좋은 후보, 나쁜 후보, 이상한 후보에 대한 평가 기준이 있겠지만 스스로 좋은 후보를 판단해 투표를 하면 된다.

최선의 후보가 없으면 차선을 택하고, 이마저 어렵다면 최악을 피하면 될 일이다.

그래야만 각본에 의해서가 아니라 유권자들에 의해 좋은 후보가 결정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