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등=청와대 입성’
‘제주 1등=청와대 입성’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고경업 논설위원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란 ‘표를 던지다’라는 의미의 정치용어다. 영어로 캐스트(Cast)는 ‘던지다’, 보트(Vote)는 ‘표’란 뜻이다. 미국 상원에서 상정된 안건에 찬반 투표 수가 동일하게 나오면 의장이 결정권을 행사하는 제도에서부터 유래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찬반 의결수가 같으면 부결된 것으로 본다. 국회의장의 ‘캐스팅 보트’는 인정되지 않는다. 대신 양대 정당의 세력이 비슷할 때 그 승패를 결정하는 소수의 제3당의 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제3당은 어떤 사안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는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특정 지역이나 집단, 계층의 표심을 가리킨다. 그간 우리 선거는 여-야, 보수-진보, 영남-호남 진영 대결구도로 치러져왔다. 특히 대선에서 영호남의 지역 대결은 첨예했다. 그 과정서 인천ㆍ경기와 충청, 제주 등은 ‘전략적 요충지’로 향상 주목받았다.

선거의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대선 결과를 이를 말해준다. 해당 지역에서 득표율 1위 후보가 모두 대권을 거머쥔 것이다. 그중 제주는 ‘한국판 뉴햄프셔’로 비유되곤 한다. 뉴햄프셔는 미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금까지 직접 선거로 치러진 역대 대선은 2~4대, 5~7대, 13~18대 등 총 12차례다. 그중 1960년 두 번 실시된 4대 대선의 경우 3월 15일은 직선제, 8월 12일은 간선제였다. 한데 제주에서 1위를 한 후보가 예외 없이 청와대 주인이 됐다. 이른바 ‘제주 1등=청와대 입성’이란 대선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5년 전 18대 대선만 봐도 그렇다. 당시 제주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50.46%의 득표율을 얻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8.95%에 그쳤다. 이는 두 후보의 전국 득표율(박근혜 51.55%, 문재인 48.02%)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불과 1% 안팎이었다.

▲제주는 탈지역주의와 도시화의 균형감각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영·호남 등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서울과 한 시간 거리로 소통이 가능해 도시화 성향이 강하다. 대선후보와 직접적인 연고도 없다. 이념적 편향성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대선 때마다 제주 표심과 전국 표심이 엇나가지 않은 이유다. 그러니 ‘제주가 찍으면 대통령이 된다’는 말이 나돌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제주는 ‘전국 민심의 축소판 혹은 바로미터’로 부를만 하다. 6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에서 제주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