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 감귤의 출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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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 조합장/논설위원

한라봉 감귤에 대한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격이 곤두박질친데다 품질이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품목농협 조합장회의에서 내륙지방의 한라봉 감귤 재배면적이 너무 많아 과잉생산의 문제도 있다는 말이 들릴 정도이니 한 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잘 알다시피 한라봉 감귤은 청견에다 병감을 교배하고 육성된 품종으로 온주밀감보다 2~3℃ 높은 고온 환경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계절이 분명한 온대지방에서는 봄·가을에 주·야 온도교차가 심해 가온(加溫)을 하지 않고서는 야간온도를 높일 수 없다. 가온을 하더라도 5월 하순이 되어 기온이 높아지기 시작되면 측창(side window)을 개방하기 십상이라 고온환경에서 자라던 한라봉 감귤이라도 야간기온이 낮은 환경에서는 정상적으로 비대가 되지 않음은 물론 당도도 낮아지는 것을 관찰 할 수가 있다.

요약하면 가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가온 재배를 한 한라봉 감귤보다 열매크기가 작고 당도가 낮았다는 것인데 이 같은 생육상을 비교할 수 있는 한라봉 감귤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 농업인들도 쉽게 납득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직접 현장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믿기지 않겠지만 현장 목격을 했음에도 생각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바꾸려고 하니 3~40년간 쌓아온 농사에 관련된 지식을 전부 버려야 할 터이고, 또한 영농을 함께 해온 부부와도 일심동체가 되어야 되기 때문에 방향을 결정 짓는 게 매우 힘들다.

재배기술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타 품종으로 갱신 할 것인가에서 품종갱신으로 결정을 해도 악순환은 계속 되풀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고당도계 품종은 고온 환경에서 재배되는 품종을 교배친(교배에 이용되는 품종이나 계통)으로 하고 육성되었기 때문에 생육환경에서의 온주밀감보다는 온도가 높아야 되고 어느 정도 비대 될 때까지는 고온 유지가 필수적이다.

3월 중순부터 하우스 내부온도도 높여주고 가을이 되어 기온이 낮아지면 이에 맞춰 온도를 낮춰주는데 천정개방온도는 지역별 최고기온으로 설정해주면 무난하다.

혹시 여름철에 고온피해를 받지 않을 것인지 우려되는 바에 대해선 천정개폐기가 작동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45℃에서 고온피해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과실 횡경이 60mm 정도가 되는 시점, 즉 보조가온재배에서는 8월 상·중순, 무가온재배에서는 8월 하순에 당도 8.5브릭스, 산도 2.5~3%가 되면 관수를 중단하고 10일 간격으로 당산도를 측정하면서 당산도의 증감에 따라 관수량을 조절하는데 양수기에 계량기가 설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과실크기도 중요하지만 당산도 중심의 품질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당을 높이고 산을 낮추기 위해서는 고온기 토양수분관리가 중요하다. 당을 높여야 한다면 토양을 건조시켜야 되고 산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관수량을 늘려야 한다.

즉 당도가 낮은 감귤원에서는 토양건조시기를 앞당기고, 산도가 높은 감귤원에서는 관수량을 늘려야 한다. 중간단수 이후 재관수시에는 품질이 낮은 감귤원에서는 적은 량의 물을 분산시켜서 관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당을 높이기 위해서 고온 건조, 산도를 낮추기 위해서 고온 다습한 환경이 연출되면 과육선숙이 촉진된다. 저온 건조환경에서는 과실에 당축적이 조장되고 과피색이 짙은 오렌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절수관리를 한다.

1월 중순에 당산도를 측정하고 15일 내지 1개월 정도 저장하여 산도가 0.8%가 되면 출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영농에 임한다면 저절로 새로운 영농기술이 몸에 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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