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풍-감기 치료에 효과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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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송상열.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한쪽 안면 감각이 둔해지며 삐뚤어지는 ‘와사풍’이라는 질환이 있다. 이런 질환을 앓는 분들 중에는 중풍으로 발전하기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구안와사라고도 하는 와사풍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한쪽의 말초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나타나는 질환인데 중풍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 중풍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그 주변의 뇌세포가 괴사되고 뇌 신경이 불가역적으로 손상되는 중추성 질환으로 와사풍과는 전혀 다른 기전이다.

풍(風)은 이처럼 크게 외풍(外風)과 내풍(內風)으로 구분되는데, 감기나 와사풍 등 바이러스 질환을 외풍이라 한다면 중풍은 내풍에 해당한다. 풍(風)이라고 하는 이유는 감기든 중풍이든 증상이 바람처럼 갑작스럽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 중 감기 등의 외풍을 치료 예방하는데 좋은 약재가 있다. 바로 방풍(防風)이다. 한자 그대로 막을 방(防), 바람 풍(風)이다. 앞서 말했듯이 내풍인 중풍 치료 약재로 오해하지 말아야겠다.

방풍은 발산 작용을 통해 풍한(風寒)의 사기를 몰아낸다. 한의학에서 감기는 외부의 풍한의 사기가 몸에 침입하여 표피에 울결한 상태라고 본다. 이 사기(邪氣)가 발열, 오한, 콧물, 기침, 두통과 관절통 등의 증상을 발현한다. 이때 발한(發汗)을 통해 표피를 풀어주면 울결된 사기가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푹 자고 일어나면 땀이 살짝 나면서 다음날 가뿐히 나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방풍은 이와 같은 치료 기전을 돕는 약재로서 발한해표(發汗解表) 즉, 발한시켜 표피를 풀어 사기를 내쫓는 효능을 지닌다.

풍습(風濕)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무거운 두통이나 관절통 또는 체중감이 느껴지는 체질에 더 좋다.

한약재로 쓰이는 방풍(Saposhnikovia divaricata)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해방풍(=갯방풍)과 식방풍(植防風)을 방풍의 대용으로 써 왔으나 그 기원이 달라 원래 방풍의 효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해방풍(Glehnia littoralis)은 보음약인 사삼의 종류에 해당한다. 식방풍(Peucedanum japonicum)은 쌈채소로 자주 즐기는 ‘갯기름나물’로서 제주에서도 많이 재배하는 종이다.

중국에서는 오히려 ‘빈호전호’라고 불리듯이 ‘전호’라는 한약재와 효능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전호는 열담(熱痰)을 치료하는 한약재로서 열이 있는 체질의 기침이나 짙은 가래의 치료에 효능이 있다.

국내의 동물실험에 의하면 우리가 즐겨 먹는 식방풍의 잎은 항산화, 항염 및 항비만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원래 바이러스를 직접 퇴치하는 약은 없고 우리 몸의 면역 기전으로서 스스로 이를 물리친다.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우리 몸속의 대식세포 등이 1차로 잡아먹고, 그리고 이어서 항체 형성을 통해 보다 정교하고 강력하게 바이러스를 퇴치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면역 기전을 원활히 하도록 돕는 약이 해표약(解表藥)이라 할 수 있다. 방풍 외에도 가까이서 쓸 수 있는 발한 해표 약재로 계지, 대파(흰뿌리 부분), 생강 등이 있다.

충분한 수면에다 이런 약이 더해지면 최상의 감기치료 궁합이겠다. 사실, 충분한 수면은 감기 치료에 있어 어떤 약보다 우수한 비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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