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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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한국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통증을 겪게 된다. 통증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 어떤 환자들은 통증 자체에서 오는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또 어떤 환자는 전신 질환의 진행이나 치료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까지 의료에서 통증은 관심 분야가 아니었고, 현재도 통증 자체가 의과 대학 교육 과정의 주된 과목은 아니다.

 

무관심에서 오는 환자나 의료진의 오해 중 하나가 통증을 감소시키는 치료를 하면, 기저 질환의 치료가 방해받는다는 것이다. 혹은 원인 치료 후 부차적 목표로 치부하기도 한다. 생활 속에서도 통증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통증은 저절로 낫는다."거나, "참아야 빨리 낫는다.", 약물은 몸에 나쁘다."는 등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 할머니 환자가 생각난다. ‘다리를 없애시면 조으켜’라고 말할 정도로 오랜 기간 심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고, 내원을 해서도 약물 치료는 내성이 생긴다며 수술을 고집하시던 분이었다. 수술은 치료 결과를 보고 결정하셔도 늦지 않는다고 설득해, 몇 번의 치료를 받은 후 현재 할머니는 잊을 만하면 오셔서 약만 처방받아 가신다. ‘봄도 왔으니 오름에 올라야겠다’고 하실 만큼 건강을 되찾으신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환자들을 괴로움에 시달리게 하는 ‘통증’. 통증은 그 자체로도 병이다. 통증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실제적이거나 잠재적인 조직손상과 관련되거나 그러한 손상으로 기술된 불쾌한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경험."이라고 기술돼 있다. 아픈 것이 감정적으로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통증을 참고 참다가 악화되는 경우,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우울증이 심해져 삶을 포기하는 분도 있다.

 

통증에는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이 있다. 급성 통증은 양은 냄비에, 만성 통증은 뚝배기에 비유될 수 있다. 급성통증은 몸의 경고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뜨거운 것에 손이 닿았을 때, 얼른 손을 뗄 수 있게 해준다. 급성통증은 최대 2달 이내 사라지며 자극을 줄 때만 통증이 증가한다. 반면 만성 통증은 통증의 원인이 없거나, 나아서 없어져도 3달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자극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계속된다. 만성통증 혹은 통증질환일 경우 ‘과민하다.’, ‘꾀병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괴로움을 이해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을 측정하고, 뇌질환 환자라면 자기 공명 장치(MRI)로 측정을 하여 병의 원인과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는 달리, 통증은 객관적으로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정밀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고, 필요한 환자에게만 시행하여 원인을 교정하며,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도 혈압약을 복용하게 하여 높은 혈압을 낮추는 것처럼, 통증도 이러한 방식을 적용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만성 통증은 빨리 치료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고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급성 통증 역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진통제의 중독이나 내성 때문에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오해다. 통증 정도에 따라 소염 진통제에서 강하게는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지만 적절한 투약이 오히려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 중독을 막아준다. 통증 환자는 마약 효과가 일반인과 비교하면 높지 않으므로 적절히 처방 시 마약 중독에 빠질 위험은 크지 않다.

 

환자의 몫은 몸이 내는 소리인 통증을 방치하지 말고,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통증 자체에 관심을 두고 인정하며 그 질환에 대해 이해한다면 치료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

 

▲ 목, 허리에 통증이 있고 팔이나 다리 쪽으로 뻗치는 증상이 있다. ▲ 만지거나 옷을 갈아입기만 해도 아프다. ▲ 찬바람을 맞으면 악화된다. ▲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나 칼로 쑤시는 느낌이 든다. ▲ 수술이나 질환 치료를 끝낸 뒤에도 통증이 있고, 검사해도 정상 소견만 나온다. ▲ 통증과 불편감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통증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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