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일본 관동지역에서 발생한 조선인 학살사건을 조명한 기록영화가 제주에서 상영되며 4월의 아픔을 나눈다.
제주영상위원회와 문화공간 남문은 오는 27·28일 양일간 재일동포 오충공 감독(62)을 초청해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기록영화 상영회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오충공 감독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을 기록한 영화를 제작한 유일한 감독으로 영화 ‘감춰진 손톱자국-관동대진재와 조선인 학살’(1983)과 ‘마을 사람들에게 불하된 조선인-관동대진재와 나라시노 수용수’(1986)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현재 올 9월 상영을 목표로 관동대학살 희생자 유족의 이야기를 담은 세 번째 작품 ‘1923 제노사이드, 93년의 침묵’을 제작하고 있다.
이번 상영회는 4·3의 아픔을 기리는 4월을 맞아 다시는 이러한 아픔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됐다.
먼저 첫 날인 27일 오후 7시 제주시 남문서점 2층에 위치한 문화공간 남문에서 오 감독의 첫 번째 작품인 ‘감춰진 손톱자국’이 상영되며 28일은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제주에서 관동대지진을 다룬 영화 ‘마을 사람들에게 불하된 조선인’이 상영된다.
특히 양일간 영화 상영에 이어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영화 해설과 오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되며 이목을 끈다.
또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당시 피해자로 알려진 조묘송(1891~1923)의 손자인 조영균(62·제주) 관동대지진 한인 학살 희생자 유족대표도 참석해 유족의 입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발표한다.
이와 함께 오 감독의 세 번째 작품 예고편(18분 분량)도 상영될 예정이다.
한편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 이후 수많은 한인이 일본인에게 무고하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희생자 수는 6000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