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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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대우
사람이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바로 의식주(衣食住)다.

입고(衣), 먹고(食), 잠자는 것(住) 중에서 가장 우선이 무엇일까?

우리는 초등학교 어린 시절부터 ‘의식주’로 배워 왔다.

우리가 ‘먹을 것’ 보다 ‘입을 것’을 더 중히 여기는 것은 아마도 유교의 영향에 따른 체면치레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먹을 것’을 가장 중요시해 식의주(食衣住)라고 한다. 먹는 문제가 입는 문제보다 앞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의식주를 식의주로 바꾼 것은 1984년께이다. 당시 김일성은 먹는 문제가 입는 문제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의식주는 마땅히 식의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굶주림과 헐벗음에서 벗어나자 의식주의 맨 뒷자리에 있던 집(住)의 가치가 더 커지고, 가장 큰 골칫거리로 자리 잡게 됐다.

전국에서도 집 문제가 가장 ‘핫’ 한 지역이 제주다.

20여 년 전만 해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 값이면 제주에서 집을 사고 남은 돈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주지역 일부 아파트의 가격이 3.3㎡당 2000만원 대를 넘기는 등 서울집값 턱밑까지 급상승했다.

관광지로서의 제주의 가치가 높아지고, 각종 개발 사업의 진행과 제2공항 예정지 발표, 기업체 이전 등으로 제주를 찾는 순유입인구(전입인구에서 전출인구를 뺀 인구)가 증가하면서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달아올랐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제주지역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2억3276만원으로 1년 전 1억9494만원보다 무려 3782만원이 올랐다.

이 기간 전국 평균매매가격은 2억4611만원에서 2억4684만원으로 253만원 올랐다. 제주의 인상액은 전국 평균의 15배 수준이다.

표준공시지가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 1월 기준 표준공시지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이 4.4%인 반면 제주는 18.66%가 올라 전국 평균의 4배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다.

제주는 2014년까지 전년 대비 1%대에서 4%대에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했었다.

순유입인구와 투기세력이 유입되면서 2015년 9.20%, 2016년 19.38% 오르는 등 땅값이 급상승했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금융이자가 낮아, 대출을 통해 아파트 등 주택과 땅 등을 구입해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은 더욱 과열됐다.

너도 나도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제주지역의 가계 빚은 2014년말 6조2000억원에서 올해 1월에는 11조600억원으로 2년여 사이에 갑절가까이 증가했다. 가계 빚 증가율도 역시 전국 최고였다.

부동산시장 과열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무주택서민들은 집 구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열심히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이라는 희망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먹을 것, 입을 것보다 뒷전이었던 집. 자고 나면 들어서는 제주지역의 수많은 집들이 무주택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저 많은 집 중에 내 집은 없구나”라는 탄식만 나오는 지경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껏 달아올랐던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진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 터파기만 해도 100% 분양됐던 주택시장에서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아파트가격도 보합세이어 하락세로 전환됐다.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율이 2개월 연속 100% 이하에 머물고 있다.

일상의 고달픔을 달래고 가족들과 함께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울타리가 없는 무주택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는 희망이 보이는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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