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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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정치부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나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금지 조치로 인해 외국인 관광시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제주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사드보복 사태는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고, 제주 관광업계의 피해가 어디까지 이르게 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제주는 이러한 위기를 반드시 이겨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사드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행정기관은 물론 관광업계와 제주도민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제주도민의 노력과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제주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항공사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민사회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제주를 기반으로 설립된 제주항공이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이 항공요금을 인상할 경우 사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항공요금 인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제주도와 제주항공이 이제 법적싸움을 벌이게 됐다. 법적 싸움은 사드사태가 지속되는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주기점 국내선 운임을 인상하기로 했고,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도 항공요금을 인상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항공요금을 인상했다.

항공사들이 항공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기업 활동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이윤 추구라는 점에서 공공의 이익만을 내세워 손해를 감수하라고 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왜 하필 지금이냐는 것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지금이나 나중이나 항공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제주사회의 반발이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언제 시도하더라도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드사태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요금을 인상하겠다는 항공사들의 주장에는 그 어디에서도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사드사태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인 제주 관광업계와 도민들 입장에서는 믿었던 기업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나 다름 없는 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오죽했으면 도내 관광업계가 “제주관광의 위기 극복을 위해 도내 관광업계가 요금 할인 이벤트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데 항공사들은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면서 항공사들의 요금 인상 계획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을까.

기업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나 소비자들의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기대에 적합하고 사회 공동의 이익 창출에 유익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유익한 공공선(公共善)의 달성에 목표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소비자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다.

그러나 작금의 항공사들의 행태는 과연 제주지역사회의 공공선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오로지 눈앞에 놓인 이익에 가려 지역사회의 아픔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때가 되면 단순히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를 떠나 기업이 존재할 수 없고 사회적 책임을 다 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의 항공요금 인상, 지금은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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