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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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은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겐 도저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전날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 침몰해 도민 5명 등 탑승객 304명이 바다에 수장됐기 때문이다. 거기엔 설렘으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단원고 학생 266명이 포함됐다.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대참사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5일, 온 국민의 마음에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다시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올랐다. 지난 22일 작업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인양에 성공한 거다. 국민의 염원에다 수많은 사람의 땀과 눈물이 더해진 결과다. 그러나 차가운 바닷속에 잠겨 있다가 1075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마치 그날의 참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제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세월호는 배수와 잔존유 제거 작업이 끝나는 대로 목포 신항으로 옮겨진다. 이동 속도는 시속 8∼10㎞다. 목포 신항까지 거리(87㎞)를 감안하면 출발 뒤 10~12시간 후엔 목적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는 28~30일로 예상된다. 마지막 항해만 남은 셈이다.

그런데 세월호 인양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뭍에 내린 뒤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서다. 우선 9명의 실종자를 찾는 게 가장 시급하다. 유족들을 생각해 ‘실종’대신 ‘미수습’ 상태로 분류한 단원고 학생 4명과 교사 2명, 일반인 3명이 바로 그들이다. 미수습자 9명 전원이 가족들의 품으로 온전하게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월호 침몰 동기도 정확히 정리돼야 한다. 무리한 선체구조 변경과 조작 미숙, 과적 등이 그간 제시된 원인이다. 하지만 철근 과다 적재, 외부 충돌설, 기계 결함 등 온갖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선체 조사 등으로 진실이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 그래야 희생자들의 원혼도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사고 이후의 부실 대응과 그 책임 문제도 철저히 가려져야 할 대목이다. 당시 구조ㆍ지휘 계통에 있던 인물들은 대부분 처벌을 피해갔기에 하는 소리다. 지난 3년간 인양을 못한 게 맞는지, 안 한 게 맞는지도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그게 유가족들의 아픔과 슬픔,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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