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암, 철새들 분변으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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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모습에 관광객들 실망…道 “기념물이라 세척 못 해”
▲ 23일 오전 제주시 용담2동 용두암 머리와 몸통 주변이 철새들의 분변으로 하얗게 덮여 있다.

하루 평균 1만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용두암(제주도 기념물 57호)이 철새 분변으로 하얗게 뒤덮이면서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23일 오전 제주시 용담2동 용두암을 살펴본 결과 용머리와 몸통 주변에는 하얀 이물질이 광범위하게 묻어 있었고, 철새 무리가 그 위를 날고 있었다.

 

이처럼 용두암 색이 하얗게 변한 이유는 가마우지와 괭이갈매기, 제갈매기 등 철새들이 용두암 일대에서 생활하며 배설한 분변이 치워지지 않고 계속 쌓였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관광객 이모씨(23·여)는 “처음에는 소금기가 쌓여서 그런가 했는데 유독 용두암 머리와 몸통 부분만 하얘 뭔가 이상했다”며 “철새 분변이란 사실을 알고는 지저분한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 이모씨(26·여)는 “철새들이 용두암 주변을 계속 나는 것을 보고 ‘분변이구나’ 생각했다”며 “제주도는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아니면 알고도 안 치우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용두암이 철새 분변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부식 또는 변색될 우려를 낳고 있지만, 사람이 손수 닦아내는 방법 말고는 처리 가능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센터 관계자는 “5년 전부터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지만, 이번처럼 심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고압세척기를 이용해 닦아내고 싶지만 기념물로 지정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람이 바닷물 등으로 직접 닦아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 번 치우는 데 600만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된다”며 “이럴 때마다 매번 예산을 쓸 수도 없는 만큼 해결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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