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포토라인에 선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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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포토라인(Photo line)은 과열 취재 경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하는 일종의 취재 경계선이다. 우리나라에서의 포토라인 설치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3년 대선자금 문제로 검찰에 출두하던 중 취재진의 카메라에 머리를 다친 것이 계기가 됐다.

한국사진기자회와 한국TV카메라지회가 1994년 ‘다매체 경쟁 시대의 카메라 취재윤리’ 세미나에서 원만한 사진 취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포토라인 규정을 발표한 것이다.

포토라인이 주로 설치되는 곳은 청와대와 국회, 검찰·법원 등 공공기관, 공항, 대형 사건사고 현장, 시상식장 및 행사장 등이다.

▲검찰 포토라인은 국민적 관심 사건의 관련자, 고위층, 유명인사 등을 소환할 때 설치된다. 이 때 피소환자는 포토라인 사이에 역삼각형으로 표시된 지점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후 조사실로 들어가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로 검찰 소환을 받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포토라인에 섰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11명 중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네 번째, 포토라인에 선 것은 세 번째다.

1995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40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2009년 4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에 소환되면서 포토라인에 섰다. 1995년 12월 내란죄 혐의를 받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에 불응,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구속돼 안양교도소에서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포토라인에 서지는 않았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전직 대통령들의 발언은 그들의 심경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여러분 가슴에 안고 있는 불신, 그리고 갈등, 모두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라고 혐의 사실을 시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에 앞서 김해 봉하마을에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라고 했고 대검 앞에서는 “면목없는 일이죠”라며 고개를 숙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지 않은 대신 장문의 골목 성명을 발표, “검찰 소환은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말했을 뿐 대국민 메시지는 없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는 끝났다.

이제 전 국민의 이목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쏠리고 있다.

사도 바울의 가르침이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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