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자리 임금 양극화...주민들 위화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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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초소 일당 10만원, 산불초소 5만5000원 2배 차이
▲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공일자리사업으로 노인과 여성은 물론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지만 사업에 따라 월 보수가 최대 2배 가까이 차이나면서 되레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을 주민 간, 이웃 간 위화감이 조성되거나 공무원들에게 특정 일자리 참여를 청탁하는 사례도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는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을 위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7곳에 방역초소를 설치, 민간 방역요원 22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8시간 근무에 10만원을 받고 있다. 시급은 1만2500원으로 공공일자리 가운데 임금이 가장 높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여성 우대에 따라 한림읍 금악초소에는 여성 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월 300만원의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최근 100명을 고용해 도내 해안가에 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는 청정제주바다지킴이는 8만원(시급 1만원)의 일당을 받고 있다.

제주시가 660명을 선발한 클린하우스 청결지킴이는 4시간 근무에 3만7500원(시급 9375원)의 일당이 지급되고 있다.

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 근무를 하는 산불감시요원의 일당은 5만5000원으로 최저임금 시급(6470원)과 비슷한 6875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AI 방역초소 근무자는 월 300만원을 받지만 산불감시 초소 근무자는 월 165만원을 받으면서 2배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공일자리 마다 보수가 제각각인 것은 정부 부처마다 책정하는 보수기준(보통인부 단가)이 다르기 때문이다.

초소 방역요원은 농림축산식부가, 산불감시원은 산림청이 제시하는 보수기준을 따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제주시지역 오름 초소에서 상주 근무를 하고 있는 산불감시원 김모씨(67)는 “방역초소나 산불초소에 근무하는 환경은 같은 데도 월 보수가 2배나 차이나면서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다음 기회에는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일자리를 달라고 읍사무소 공무원에게 부탁을 해 놓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당 10만원의 같은 보수를 받아도 노동 강도가 너무 달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AI 차단에 나선 금악초소 근무자들은 5분마다 들어오는 닭·오리·달걀 이송 차량 방역 때문에 컵라면도 먹을 시간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구좌읍 철새도래지인 하도초소 근무자들은 철새를 쫓거나 렌터카 차량 진입을 막는 단순 업무를 맡으면서 마을주민들 사이에서 초소 근무를 ‘땡 보직’ 또는 ‘꿀 보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공공일자리는 국비 지원사업으로 취업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복지개념이 강하다”며 “정부 부처마다 인부 단가를 제각각 책정해 보수 차액이 커지면서 특정 일자리에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공무원에게 청탁까지 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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