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차 올 시간이 다 돼가는데 밥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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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다섯 살짜리 아들은 늘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다. 한 입 먹이고 기다리다 “아~” 해보면 아직도 밥이 그냥 입 안에 남아있다. 아침에 어린이집 보내려면 아침밥 챙겨 먹이는 일이 가장 우선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엄마도 갈 데가 있는 날에는 더 조급해진다. 좋은 말로 타이르고 싶은데 자꾸 비난만 하게 된다.

 

대화 방법을 공부한 부모들이 가끔 곤란할 때가 있다고 하신다. 아무리 배운 대로(그러니까 먼저 상대방 의사를 잘 듣고, 나의 의사를 표현하는) 대화를 해보려고 하지만 잘 안된다는 것이다.

 

대화 방법대로 표현하자면 “00야, 엄마는 우리 00가 아침밥 잘 먹고 어린이집에 가면 좋겠는데 아직도 입 안에 있어서 엄마나 자꾸 초조해지네.” 라고 이야기해보자. 아마 아이는 “엄마, 나는 밥 먹기 싫어. 안 먹고 가면 안 돼?” 라거나 “나도 빨리 먹으려고 해도 안 돼.” 혹은 “열심히 빨리 먹고 있어요.” 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방해받는 대화는 하나도 없지만 이 상황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가 규칙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바람직한 대화 방법만이 최선은 아니다. 이런 문제가 보일 때가 바로 규칙이 필요할 때이다. 그 날은 일단 그렇게 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저녁에 아이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이야기한다.

 

“00야, 엄마는 우리 00가 건강하고 씩씩한 어린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런데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럴 수가 없거든. 그래서 엄마는 우리 00가 잘 먹을 수 있게 규칙을 만들었으면 좋겠어. 어때?” 이렇게 말하면 아이들은 대개 엄마의 의견에 동의한다.

 

“우리 00가 아침에 엄마가 떠준 것을 다 잘 먹고 가면 대신 어린이집 갔다 와서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어. 그런데 다 먹지 않고 남기면 저녁 식사 때까지는 참아야 해. 우리 그렇게 해서 밥 잘 먹는 00가 되는 건 어때?” 마찬가지로 저녁을 다 먹으면 잠들 때까지 간식을 먹어도 되지만 저녁을 남기면 간식은 참아야 한다고도 정한다.

 

엄마가 떠 준 것을 다 먹을 수 있게 적당히 덜어주는 센스도 가끔은 필요하고, 아이가 다 먹었다고 자부할 수 있게 어떨 때는 한 입씩 엄마가 슬쩍 먹어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그렇게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자기 분량을 다 먹는 아이가 되면 좋은 식습관도 들여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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