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불용지인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사동마을 안길에 대해 토지주가 주민들을 위해 돌담 일부를 허물어 통행구간을 마련해 준 모습.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사동마을 안길이 돌담으로 폐쇄될 뻔했으나 토지주와 주민들의 상생을 통해 마을안길이 개방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 3년 전 해안을 끼고 있는 평대리 사동마을 토지 1123㎡(340평)을 매입했다.

그런데 해당 토지에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확장 및 포장된 마을안길이 포함돼 있었다.

옛 북제주군이 30년 전 시멘트로 포장한 마을안길 50m를 토지주가 돌담으로 쌓아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한 때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주민들은 구좌읍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마을안길 확장 당시 행정이 도로로 지목 변경을 하지 않으면서 토지 매매와 돌담 조성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돌담으로 길이 폐쇄될 경우 고령 노인 3가구가 사는 진입로가 막히면서 구급차가 통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같은 사정을 알게 된 토지주는 돌담 일부를 허물고 폭 3m의 마을안길을 내주면서 구급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해줬다. 또 사동마을경로당에 발전기금을 지원하는 등 마을과 상생에 나섰다.

고석진 평대리장은 “돌담 일부를 개방하지 않았다면 불화가 지속될 뻔했다.”며 “토지주의 재산권이 위축될 수 있지만 양보와 배려를 통해 마을안길에 대한 분쟁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동마을에선 분쟁이 해결됐지만 도내 곳곳에선 도로로 이용되는 미불용지(未拂用地)를 놓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미불용지는 공공사업에 편입됐으나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은 토지다.

30년 전 토지주의 동의에 따라 부지 일부가 마을안길 또는 농로로 편입돼 도로가 개설 또는 확장했지만 당시 행정에서 등기 설정 및 지적 정리를 소홀히 하면서 분쟁의 불씨가 됐다.

행정시에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적이 정리되지 않은 도내 마을안길과 농로는 5634필지, 90만2605㎡에 이르고 있다. 지목변경이 필요한 전체 도로 길이는 257㎞에 달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땅값 상승으로 미불용지에 대한 재산권 분쟁이 날로 불거지고 있다”며 “행정에서 토지주에게 측량비와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동의를 받아 마을과 상생할 수 있도록 미불용지 도로에 대해 지적정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