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변불경(處變不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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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성 前 제주국제대 교수/중국언어문화학과/논설위원

B는 1980년대 말 모 대형 항공사를 그만두고 한동안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 임원이 되어 미주지역 주재이사로 부임했는데 도요타 캠리( Camry)를 승용차로 제공받았다.

당시 한국은 현대차 그랜저 2.4가 국산차 중에서 제일 좋은 차였다. B는 국내에서 제공받은 부장 승용차 스텔라(현 소나타급)를 타다가 캠리를 타보고는 언제나 우리나라도 이렇게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을까하며 부러워했다. 힘이 좋아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는 데도 끄떡없고 순간 발진율도 뛰어났으며 연비도 좋았다. 차체는 특수강판으로 10여년을 타도 녹슬지 않고 쉽사리 찌그러지지 않는다고 정평이 나있었다.

B는 몇 개월 전, 차량 구입 당시에 그랜저(Grandeur), 아우디(Audi), 비엠더블유(BMW), 벤츠(Benz)를 시승해 보았다. 차량 정숙성과 승차감은 모두가 그랜저를 능가하지 못했고 도로 턱을 넘을 때도 편안하지가 않았다.

기실 아우디는 독일에서 비엠더블유, 벤츠를 제치고 지명도가 제일 높은 차로 독일 대통령이 타는 차이다. 작지만 야무지고 세련된 타입의 미니(Mini)는 사실 영국의 인기 국민차였으나 비엠더블유(BMW)가 인수했고, 영국 명차 재규어(Jaguar)는 인도 자동차그룹에서 인수했으나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벤츠(Benz)는 2.2나 3.5기종이 외관 사이즈는 똑같은데 차체가 작고 운전석 제반용도의 버튼 배열이 너무 어설프다. 비엠더블유(BMW), 미니(Mini)는 시동을 걸어놓으면 소음이 너무 심해서 귀에 거슬린다. 현대차는 일견하여 구석구석이 세계명차의 장점만 발췌하여 모아놓은 듯 세련됐다. 그랜저나 K7은 운행중 신호 대기상태에 있으면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혹시 시동이 꺼지지 않았나 착각할 정도이다. 우리 경제성장에 비례하여 자동차산업도 이만큼 성장했구나싶다.

한 독일인 친구가 귀뜸했다. “내가 보기에는 한국 차가 독일 차에 비해 못할게 없는데 왜 비싼 외국차를 한국인들이 구매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또한 K-Pop이 세계 각국에서 뜨고 있는데 기실 댄스 그룹의 춤과 노래도 한국 것이 나아서 외국 것은 보지 않는다고.

모방은 제2의 창조라 한다. 사실 현대차의 그랜저 갤로퍼, 포니, 소나타, 엑셀은 일본에서 만든 플랫폼(platform)을 들여다 제작한 것이다. 삼성TV의 부품의 75%는 일본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으나 일본의 소니(Sony)를 제치고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폰이 뜨고, 우리가 만들어 수출한 배가 5대양을 누비고, 우리가 생산한 전투기는 필리핀과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스라엘의 유대민족이 그 오랜 핍박과 서러움을 딛고 우뚝 일어서서 첨단과학국이 되었듯이 우리도 더욱 굳건히 일어서야한다.

근간 사드(THAAD)문제로 중국이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과 한국관광을 금지하는등 대국답지 않은 치졸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우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 못하는 철없는 동생 대하듯 의연하게 대처해야하고 처변불경(處變不驚:주변에 처한 상황이 변해도 놀라지 않음)의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

중국은 마오저둥의 문화대혁명(1966~1976년)기간 동안에 그간 중국이 지녀왔던 훌륭한 유학의 가치체계가 완전히 붕괴되었고 당시의 젊은 층은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라 중국이 북한을 편들 수밖에 없지만 미국 견제를 위한 포석인지라 우리는 사드로 부족한 추가 전술핵무기 배치 수순으로 가야만 바람직한 국방을 이룰 수 있으리라 본다.

인간은 본시 어리석어서 우행을 숱하게 되풀이해왔다. 차기 대선 주자들은 어설픈 득표 인기전술을 지양하고 국가존망이 걸린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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