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過)는 반드시 화(禍)를 불러온다. 배가 부르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아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곱씹어 봐야 할 말이 아닌가 한다.

신은 어느 한 사람에게 특혜를 주거나 편중하는 일이 없다. 공평하다. 그러나 인간만은 이를 망각하고 내심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앙탈이다. 그러다 보면 제가 파 놓은 굴에 자신이 빠지는 꼴이 되고 만다.

우리 사회에 언제부터인가 일류라는 풍토병이 생겼다. 마치 일류 출신만이 좋은 자리가 보장된 것처럼.

학생들은 1등을 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달리고, 직장인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오직 그 길만이 살길이라고 아우성이다.

학교도 일류, 직장도 일류요, 일류가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해 버린다. 그러나 1등을 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 사회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잘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니 딱한 노릇이다.

가을이 되면 문득 어릴 적 운동회 때가 떠오른다. 50미터 달리기 경주가 있었다. 이를 악물고 달렸지만 3등을 했다. 집에 돌아와 어머님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투정을 부린 적이 있다. 1등을 못한 것에 대한 분풀이였다.

지금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을 꼭 1등만을 고집해야 했는지.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소질도 다르다. 모두가 최고가 되지 못할 것은 이미 예견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1등만을 차지하려고 억지를 부렸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요즘 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거리마다 규정 속도가 붙어 있다. 과속을 하지 말고 제한 속도를 지키라는 것이다. 사고가 많이 발생했던 곳에는 ‘사고다발지역’이란 경고 표지판까지 붙어 있다. 그런데도 무용지물이다. 마치 누가 이기나 경주라도 하듯 쌩쌩 달린다. 교통법규를 어기고 달리는 차보다, 규정 속도를 지키며 달리는 차가 바보 취급받는 사회가 되었다. 개탄스럽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법을 잘 지키며 사는 사람이 오히려 무시당한다. 약삭빠르고, 교언영색과 권모술수로 성공하는 사람을 으뜸으로 여기는 사회가 되었다.

지난해 1등 만능주의에 빠진 S 회사 갤럭시노트7의 잇따른 배터리 발화와 폭발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하여 리콜을 결정하고 향후 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 내부 품질 점검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는 등,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물은 쏟아진 상태다. 신용이 떨어졌다. 뒷북을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작 이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앞서가려다 오히려 퇴보하는 꼴이 되었다. 소비자 안전과 제품 성능에 직결되는 사안에는 등한시하고 오로지 1등주의에 사로잡히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지 않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생은 무슨 일이든 승부라고 생각하고, 절대로 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만 된다고 역설한다. 이런 사람에게선 독선과 독단을 일삼고 겸손이란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세상 어디에도 서열을 정하는 곳은 없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수천수만 이파리…. 모두 다 제 위치에서 정겹게 살아간다.

1등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최고만이 성공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완벽한 것보다 완전한 것을,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 될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