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은 지난 14일 세 번째 도전 만에 도의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한데 재산권 침해 주장이 받아들여져 당초 안보다 규제 내용이 상당부분 후퇴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그간 조례 개정안을 놓고 ‘난개발 방지’와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날 환도위 회의에선 사전에 제주도와 협의를 거친 탓인지 별다른 심사 없이 조례 개정안이 무난히 처리됐다. 지난 2월 임시회 때 3시간 넘게 격론이 이어지면서 의결 보류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제 도의회를 통과한 조례개정안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건축행위 시 공공하수도 연결 의무화 규정이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서귀포시 동지역과 읍면지역의 공공하수관거 인프라 구축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다.
주택 호수에 따른 도로확보 기준의 경우 동지역은 현행보다 강화된 반면 읍면지역은 완화됐다. 이에 따라 읍면에서 10~30가구는 6m, 30~50 가구는 8m, 50가구 이상은 10m 도로가 연접하면 건축이 가능하다. 토지 분할과 관련해선 1개 필지를 3개 이상으로 분할할 때 허가를 받도록 했다. 쪼개기식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자연녹지지역에서의 건축행위는 19세대 미만 연립ㆍ다세대 주택까지 허용됐다. 소규모 자본의 개발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서다. 도시계획시설 중 유원지의 결정기준에 ‘도지사가 직접 시행하는 경우 1만㎡ 이상’도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뒀다. 기존안은 ‘10만㎡ 이상’을 기준으로 했다.
제주도 입장에선 이번 조례 개정안에 대해 아쉬움이 클 것이다. 그렇지만 하수처리장이나 도로 등 기반시설이 열악한 상황에서 규제만 강화하는 건 도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도의회의 지적을 곱씹어 봐야 한다. ‘선 인프라 구축, 후 규제’가 옳은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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