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水仙花/寒韻(수선화/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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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撫耺 金祥玉(작시 무운 김상옥)

雪中正莖葉 설중정경엽 바르고 곧은 잎과 줄기의 설중화/

三冬忍受寒 삼동인수한 겨우내 세찬 한파 이겨 냈구나/

低頭看不慣 저두간불관 무엇이 보기 싫어 머리 숙였나/

香氣得心寬 향기득심관 그윽한 향기에 마음이 여유롭구나/

 

▲주요 어휘

 

△莖=줄기 경 △三冬=겨울의 석 달 △慣=버릇 관 △寬=너그러울 관

 

▲해설

 

수선화(水仙花)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며 설중화(雪中花)라고도 한다. 제주도에 언제, 어떻게 전해져 자생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19세기 제주에 유배생활을 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는 〈수선화〉라는 시에서 “매화는 고상하지만 뜰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맑은 물에서 해탈한 신선을 보게 되는구나[梅高猶未離庭砌 淸水眞看解脫仙]”라고 하였다. 또 다른 시에서는 수선화는 신선들이 공양(供養)하는 꽃이라고 하여 물에 있는 신선(神仙)으로 묘사하였다.

 

한편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최고봉인 워즈워스는 〈수선화〉라는 시에서, “이따금, 긴 의자에 누워 멍하니 아니면 사색에 잠겨있을 때, 수선화들은 고독의 축복인 내 마음의 눈에 반짝이어라.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추노라.”라고 하여 수선화를 심신의 위안자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수선화가 필자의 집 조그만 정원에도 토종으로 불리는 품종이랑 금잔은대(金盞銀臺) 등 몇 종류의 수선화가 있다.

 

지난 2월 눈이 내려 하얗게 대지를 덮은 날, 수선화의 향기에 매혹되어 그 앞에 한참 머물러 있으면서,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곧고 바르게 살아가면서 겸손할 줄 아는 그런 태도를 갖는 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며 수선화를 시제(詩題)로 하여 지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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