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不治)와 난치(難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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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다나한의원 한의사

난치병은 말 그대로 치료가 어려운 질병들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질병은 대부분 원인이 불명인 경우가 많으며, 또한 명확한 치료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완치가 어렵습니다. 넓은 의미로는 평생 식이요법이나 약제 등의 방법으로 현상유지가 필요한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질환도 포함됩니다.

 

최근 이러한 난치병 치료에 한방치료의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난치병의 연구를 통해 특정한 난치질환에 대해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한방치료모델도 지속적으로 생겨나면서 한방의 난치병 치료에 대한 영역이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난치병의 치료에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고사가 있는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옛날에 명의의 원조 격인 편작이라고 하는 의사가 있습니다. 2500년전의 ‘사기’에서 기록되어 있는 인물로 죽은 사람도 살려낼 정도여서 ‘신의(神醫)’라는 별명이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편작은 “나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지는 못한다. 다만 살아날 수 있는 사람을 내가 일어날 수 있게 해주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편작의 의료 기록 중에 의미 있는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편작은 제나라의 환후의 병세를 간파하고는 하루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환후는 편작이 자기 명성 때문에 멀쩡한 자신을 환자 취급한다며 무시했다고 합니다. 편작은 거듭거듭 경고했으나 환후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네 번째로 환후를 찾은 편작은 환후의 얼굴만 보곤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물러나왔다고 합니다. 어리둥절해진 환후가 사람을 보내 그 까닭을 물으니 편작은 “병이 피부에 있는 동안에는 탕약과 고약으로 고칠 수 있고, 혈맥에 있을 때는 침이나 뜸으로 고칠 수 있고, 장과 위에 침투했어도 약주로 고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이 골수에 미치면 저승신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군의 병이 골수에까지 파고들어 있어 말씀드리지 않은 것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그로부터 다시 닷새가 지난 뒤 환후는 병으로 쓰러졌으며, 황급히 사람을 보내 편작을 찾았으나 편작은 이미 괵 나라를 떠난 뒤였다고 합니다. 결국 환후는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 이 고사가 소개된 이후에 아무리 명의라도 도저히 치료할 수 없는 육불치(六不治)의 말이 나옵니다.

 

▲驕恣不論於理 (교자부론어리) 교만하고 방자한 자세로 건강에 대해 논하는 것

▲輕身重財 (경신중재) 몸을 경시하고 재물을 중히 여기는 것

▲衣食不能適 (의식불능적) 의복과 음식을 함부로 하는 것

▲陰陽幷 臟氣不定 (음양병 장기부정) 음양과 장기가 바르지 못한 것

▲形羸不能服藥 (형리불능복약) 몸이 극히 수척하여 약을 먹지 못하는 것

 

이 편작의 고사는 난치병을 연구하는 이에게 그리고 난치병을 치료 받고 있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결국 난치병이라는 것은 치료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을 때 나타나는 결과물일 뿐입니다. 결국 병이 이미 깊어졌을 때는 치료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리고 병을 표병(表病)에서 리병(裏病)으로 나누고 병이 깊어가는 과정과 이에 따른 치료의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으며 이는 한방으로 난치병을 접근 할 수 있는 단초가 됩니다. 또한 육불치는 현재에도 난치병 치료를 할 때 맞닥뜨리는 실제상황이기도 합니다. 병이 깊어지기 전에 치료를 잘 받는 것, 이것이야 말로 난치병이 되기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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