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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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린 제주대학교 교수 제주대 전기차사업단장/논설위원

대선후보들이 앞 다퉈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방안을 내놓고 있다. 작년 세계경제포럼 (일명, 다보스 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의장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발표를 한 지 일 년만의 일이다.

혹자는 얘기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 즉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은 오래된 이슈들이고 ‘연결과 융합’ 역시 오래된 개념인데, 이름을 그럴듯하게 다시 붙여서 슈밥 의장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일리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사물과 개념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우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우리 사회의 담론 주제가 된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고 그 혁명을 이루는 주요 구성요소들은 무엇인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1~3차 산업혁명을 간략하게 구분해 보면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과 기계화, 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로 대표되는 산업혁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지능화된 사물들이 연결·융합되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혁명으로 정의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구성 요소를 정리해 보면, 첫 번째가 사물인터넷이라고 생각된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가 부착돼서 사물들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이다.

예를 들면, 벽안에 센서가 부착되어서 압력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신호를 보내 붕괴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먼지처럼 가벼운 센서를 공기 중에 띄워서 누군가를 일거수일투족 감시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정보를 주고받았지만, 앞으로는 사물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만큼 지능화되는 것이다.

둘째는 인공지능이다. 혹자는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을 연상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과학수준으로는 먼 훗날의 얘기이고, 스카이넷이 등장하더라도 그 프로그램은 사람이 코딩하는 것이라서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다. 컴퓨터의 능력과 비교해볼 때 사람의 기억력과 계산력은 엄청나게 빈약하지만, ‘생각하는 갈대’로서의 생각하는 능력은 어떤 인공지능도 넘볼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다.

세 번째는 빅데이터이다. 넘쳐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분석하면 유용한 패턴들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등학생 딸을 둔 가정에 한 마트에서 보낸 임신과 출산에 필요한 제품의 홍보물과 할인 쿠폰들이 도착한다. 아버지는 웬일인지 머리를 갸우뚱하지만, 실제 그 딸은 임신 중이었다. 같이 사는 아버지도 모르는 사실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1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인 나라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나라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약 13억 명이 전기를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니 전 세계 인구의 17%는 아직 2차 산업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셈이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인구가 약 40억 명이니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직 3차 산업혁명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3차 산업혁명의 성숙기를 지나 4차 산업혁명에 진입하는 시기로 보인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어떤 사회의 발전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새로운 혁신 기술에 대한 구성원들의 수용 태세라고 생각된다. 3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는 컴퓨터라는 비서를 두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는 ‘아주 똑똑한 비서’를 두게 될 것이다. 이 똑똑한 비서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생겨날 것이고, 이 똑똑한 비서들을 잘 활용해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도 생겨날 것이다.

이 똑똑한 비서를 올바른 일에 적절하게 부릴 수 있도록 우리가 똑똑해 지는 일, 이 것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첫 번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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