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음동인, 앉은뱅이 분홍
‘거미줄에 앉은 거미는 하나의 가능성이야/어디로든 갈 수 있지’(김솔의 ‘거미 인간’ 중)
라음동인이 시집 ‘앉은뱅이 분홍’을 출간했다.
라음은 계이름 중에서 가장 경쾌한 ‘라’와 그늘 ‘음(陰)’을 합친 말로 ‘즐거움 속에서 슬픔을, 밝은 빛 속에서도 어둠을 찾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동인들은 시를 통해 삶의 한 단면이 아닌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그 사이에서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가능성을 품은 거미는 곧 ‘멈춰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이는 아무 것도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지에서도 가능성을 찾는 것, 그것이 삶임을 시집은 그려낸다.
한그루 刊,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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