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시작하는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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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도 제주국학원 원장논설위원

제주도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가고 싶어 하는 곳입니다. 어디나 아름다운 포토존이라 할 수 있는 제주는 맑은 바닷물, 푸른 하늘이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제주는 봐야 할 명소가 참 많습니다. 여행안내서에 나오는 장소가 아니더라도 어딜 가나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습니다.

이러한 제주의 가치는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유네스코(UNESCO)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제주가 우리나라만의 제주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제주의 경관, 화산섬, 용암동굴을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닙니다.

또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제주 해녀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과 새해의 첫 절기인 입춘 사이에 구년 세관의 신들이 신년 세관의 신들과 임무를 교대한다는 ‘신구간’이 있습니다. 신들이 임무 교대를 위해 자리를 비우기에 집안을 고치더라도 동티가 나지 않아 민간에서는 이 시기에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한 집안 손질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제주의 귀중한 전통이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늘과 바다, 그리고 땅에서 조화를 이루고 자연친화적인 삶의 방식과 독특한 풍속을 이어온 제주. 자연과 문화가 인류의 자산인 제주는 전 세계인이 함께 가꾸고 보전해야 할 곳입니다.

제주도가 늘 평화로운 것은 아닙니다. 순박한 이들에게 닥친 아픈 역사를 넘어서야 했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러오는 관광객, 외지인, 중국인들로 교통체증과 넘치는 쓰레기 처리 문제가 있고, 부동산과 물가의 폭등으로 제주인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은 훼손되어가고 제주의 문화와 풍속은 잊혀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주의 날씨 또한 변화무쌍합니다. 맑은 하늘이 흐려져 비가 내리다 햇빛이 나는 듯 하다가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합니다. 생기 넘치는 사람처럼 잠시도 멈추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게 반응하는 천진한 아이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하나라 느끼며, 정직, 성실, 책임감을 실천하는 곳이 이곳 제주입니다.

제주는 새로 시작하는 곳이라 하여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가장 먼저 떠오르던 곳에서 지금은 연예인들과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제 평화의 섬에서 세계 환경의 수도로 거듭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와서 힘겹게 한라산을 오른 것은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캄캄한 밤바다에서 별빛 사이로 보이는 선명하고 노란 눈썹달에 감동하며, 제주도로 향하는 설렘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이곳에서 2017년을 시작했습니다. 새해가 되면 한 해의 계획을 세우며 반드시 이루리란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에 그치는 자신을 타박하며 주눅 들었던 적이 많았고 삶은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저 역시 어쩌다보니 제주에 와있습니다. 올해는 주변의 기운을 따라 가 보려 합니다. 내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환경을 바꾸려하기보다 주변 환경을 품고, 아니 제주도 자연의 품에서, 바다와 하늘과 신이 조화로운 이곳과 하나가 되어 보려 합니다. 세상을 내 방식으로 재단하지 말고, 천지의 기운에 따라 가려고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듯합니다. 이렇게 새해를 시작하려 합니다.

생명력으로 살아있는 이곳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자연스러움과 조화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2017년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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