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 할 것 없이 사드배치 정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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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략연구실장/논설위원

안으로는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밖으로는 북한 핵이 고도화되고 있고, 동북아 일대에 격랑이 일고 있다. 이번에도 안보 이슈는 지도자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결정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주요 정치인들이 사드문제에 있어 서로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드배치 문제를 다시 짚어보자. 다음 정부에서 이것을 뒤집을 수 있을까. 그게 옳은 결정일까. 이 모든 문제의 원인 제공자는 북한인데 이에 대한 대응에 있어 우리 내부에서 갈등하는 게 좀 허탈하지는 않은가.

북한이 핵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 이게 우리의 대북정책이 포용적이지 못해서였을까. 술 먹고 깽판 치는 것으로 평생을 살았던 주폭 이웃을 수십 년 간 견뎌낸 마을을 기억한다. 지금의 우리 사회와 너무나 닮았다. 절대 악이 외부에 있는데 오히려 스스로를 탓했다. 주폭 이웃의 비위를 잘 맞춰주면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순진한 기대는 주기적으로 무너졌다.

북한은 한국을 핵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조만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단거리 및 준중거리 미사일을 엄청나게 많이 갖고 있다.

우리에게는 당면한 위협이다.

핵무기와 미사일의 융합은 매우 위험한 조합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한국에 배치된 2만8500여 명의 미군과 한국민과 주요 전략적 거점을 보호할 강력한 동기가 생긴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군인들을 핵무기 위협 하에 놓아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요새 일부 대권후보들이 사드배치 반대를 언급한다. 이것을 보고 미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들이 돈 들여 개발한 방어무기를 한국민이 배치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논쟁적인 인물이라 미국 언론이 한국 상황을 보도할 여유가 없는 것이 다행이다.

주한 미군에는 뭔가 역동적인 것을 찾아 답답한 아이오아주의 농촌을 떠나 입대한 존(John)도 있을 것이고, 뉴저지의 어느 거리에서 방황하다 군에 가서 정신차리겠노라 마음먹고 입대한 톰(Tom)도 있을 것이다. 이들을 보낸 미국 부모는 한반도를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 살다보면 저녁 7시 뉴스에서 한국 관련 보도를 볼 일은 거의 없다.

반면 북한이 도발한 뉴스는 너무나 자주 보게 된다. 핵 폭발 영상, 미사일 발사 장면, 방사포가 불을 뿜는 장면, 화학무기 관련 영상….

군에 간 자신들의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해 북한 핵에 좀 더 효과적인 방어체계인 사드를 미군 돈으로 배치한다는데 한국민이 반대한다면 미국 내 여론은 돌아설 것이다. 뭐 그러면 어떠냐고 호기를 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충분히 파국적으로 이행될 수 있다.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전쟁은 발생하지 않고 단지 신경전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간에는 극복할 수 없는 인식의 격차가 존재한다. 오랫동안 토론을 해보지만 결국에는 서로 다른 세상에 속해 있음을 확인할 뿐이다.

필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믿는다.

전쟁 가능성을 머리 한 구석에 담고 있으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고, 화장품이 덜 팔리는 것이 솔직히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중국은 주폭 북한을 방조하고 부추기는 조폭으로 보일 뿐이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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