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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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대우
2017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가 밝았다.

최순실과 국정농단 등 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이기에 많은 국민들이 올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새벽에는 전국 각지의 해돋이 명소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새 해 처음으로 세상을 밝히는 태양을 보며 올 한해는 더욱 희망찬 한 해가 되길 기원했다.

새해의 희망을 품은 태양이 떠오른 지 열흘이 넘었다. 그러나 주위 어디에도 희망은 찾아 볼 수 없고, 2016년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다.

새해 벽두부터 가계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동차 기름 값이 치솟고 있고, 지난해 가을부터 고공행진하는 채소가격은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제주지역 자동차 휘발유 평균가격이 ℓ당 1612.1원으로 1600원선을 넘기며 전국서 두 번째로 비싸졌다.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 10월 태풍 ‘차바’로 인해 당근, 양배추, 무 등 월채소 작황이 부진하면서 평년보다 가격이 2~3배 뛰었다.

타 지방 고병원성 AI 여파로 제주에도 계란 한판 가격이 20~30% 오르고 콩나물을 비롯해 라면, 소주, 맥주 등 대부분 생필품이 새해 들어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그야말로 월급 빼고 다 오르고 있는 셈이다.

물가인상만큼이나 새해부터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국정농단의 몸통인 최순실과 그 잔당들의 행태다.

덴마크 경찰이 지난 2일 덴마크 북부 올보르시 외곽에 위치한 단독주택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를 체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정유라는 개를 공수하는데 수 천만원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2015년 9월께 정씨가 개 15마리를 동물 보호단체의 동행 운송 서비스를 이용해 한국에서 독일로 운송해갔다.

강아지를 한 마리의 운송을 위해서는 대행업자의 왕복 비행기 요금, 체류비, 애완견 운송 수수료 등 400만원 가량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15마리의 개를 운송한 것으로 볼 때 최소 6000만원이 소요된 셈이다.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소식이다.

최근 통계청과 국민연금공단이 공개한 ‘국민 노후보장 패널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만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가장인 가구의 월 평균 실질소득이 2013년에 비해 10만원 가량 줄어 월 평균 소득이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한 증권사의 ‘2017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6명은 자신을 빈곤층으로 생각하고, 한 달에 511만원을 벌고, 순자산은 6억4000만원 정도 돼야 중산층이라고 응답했다.

실제 이들은 월평균 소득이 366만원, 순자산은 평균 1억8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유라가 개 몇 마리 운송하는데 6000만원을 쓰고, 최순실의 은닉 재산이 10조원에 이른다는 소식에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최순실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심리에서 특검 수사 탓을, 특검에서는 헌재 탓을 하며 출석을 기피하고 있고 안종범, 정호성 등 주요 증인들도 갖은 이유로 출석을 피하고 있다.

국회의 국정조사특위에서도 상당수 증인이나 참고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해 국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희망찬 새해가 되길 기원했으나 아직도 2016년의 모습이다.

요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제법 겨울다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제 아무리 매서운 겨울이라도 시간의 흐름을 이길 수는 없는 법, 시간이 흐르면 꽃 피는 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닭의 울음소리에 새벽이 찾아오듯,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힘찬 울음과 함께 모든 국민이 행복한 ‘진짜’ 새해가 하루 빨리 찾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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