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夏夜月海情/先韻(하야월해정/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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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水巖 李昌俊(작시 수암 이창준)

熱夏三更逍海邊 열하삼경소해변 한 여름 깊은 밤 해변을 거니는데/

玄洋遠處照漁船 현양원처조어선 검은 빛 바다 멀리 어선등불 비추네/

微風瑟瑟波紋麗 미풍슬슬파문려 산들바람 솔솔 불어 잔물결 빛이 나고

皎月悠悠松影鮮 교월유유송영선 밝은 달 유유하니 솔 그림자 아름답네/

獨奏民謠簫吹靜 독주민요소취정 조용히 퉁소 불어 민요를 연주하니

流星壹下寂天姸 유성일하적천연 유성 하나 떨어져 고운 하늘 한적하네/

心身便穩顧懷事 심신편온고회사 심신이 편안하여 지난 일들 돌아보곤

後悔吾愚思曉蠲 후회오우사효견 내 어리석음 후회하며 밝은 내일 그려보네/

 

 

▲주요 어휘

△瑟=바람소리 슬, 큰 거문고 슬 △波紋=잔물결 △流星=별똥별 △穩=평온할 온 △顧=돌아볼 고 △懷=품을 회 △曉=새벽 효 △蠲=초촐할 견, 밝을 견

 

 

▲해설

지난여름은 무척 더웠다. 낮에는 34℃ 전후로 기온이 올랐고 열대야가 40여일이 훨씬 넘는 참으로 힘들고 짜증나는 나날이었다. 이날도 다습하고 너무 더워서 밤 11시가 넘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에어컨 바람도 오래 쐬니 머리가 아프다. 바닷가가 시원할 것 같아서 손에 퉁소 하나 들고 이호 테우해변 해수욕장으로 갔다.

 

밤이 깊어서인지 해수욕장이 한적하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소나무 숲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미풍에 가벼이 흔들리는 소나무와 그 그림자. 맑은 하늘에 높이 떠 있는 달과 작은 별들. 솔잎에 스쳐 우는 나지막한 바람소리. 저 멀리 수평선에는 한치와 갈치 잡이 고깃배가 켜놓은 집어등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분위기에 젖어 나도 몰래 퉁소를 꺼내어 서툴지만 평소 즐겨 불던 민요 한 곡을 불었다. 마음이 편안하다. 잠시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별똥별 하나가 서북쪽 하늘로 떨어져 사라진다.

 

새삼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이 천국이라 느껴지고 내가 이 땅에 살고 있는 것, 아니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게 느껴졌다. 지난 날 몸도 마음도 아프고 힘들었던 시절 나의 운명을 한하며 살았던 어리석음을 반성하면서 힘찬 내일의 삶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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