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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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섭식장애란 식사 행동과 체중 및 체형에 대해서 이상을 보이는 장애이다. 즉, 굶기, 폭식 등의 비정상적인 식사행동과 음식 섭취 후 구토 및 지나친 운동과 같은 이상행동을 보이고, 체형이나 체중에 지나친 집착을 보여 살이 찌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하거나 자신을 평가하는데 있어 체중이나 체형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장애를 말한다. 다양한 섭식장애 중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일명 거식증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단적인 체중감소가 특징적인 질환이다. 이들 환자들은 체중증가에 대해 지나친 공포가 있으며 따라서 마르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한다. 아주 작은 체중 변화에도 극히 민감하여 성장 및 임신에 의한 정상적인 체중 증가에도 두려움을 느껴 더욱 더 철저하고 심한 식사 제한을 한다. 이 환자들은 체중과 체형에 의해 자존심이 크게 좌우되는데 체중감소는 탁월한 성취와 뛰어난 자기 통제의 상징으로, 체중증가는 용납할 수 없는 자기조절의 실패로 받아들인다. 이들은 극단적으로 말랐음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올 수 있는 심각한 내과적 문제를 부정한다. 체중 감소는 주로 전체 음식 섭취량을 줄임으로써 일어난다. 처음에는 자신이 칼로리가 높다고 느끼는 음식부터 제한하지만 결국에는 몇 가지 음식을 빼놓고는 거의 먹지 않는 극단적인 식사 제한을 한다. 여기에 더해 구토를 유발하거나 하제나 이뇨제를 남용하거나 지나친 운동을 함으로써 체중을 감소시킨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증상과 징후는 이상 식사행동과 체중, 체형에 대한 이상 태도로 이루어져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경성 식욕부진증이 본질적으로 체중과 음식섭취의 장애는 아니다. 이런 식사행동 밑에는 신체에 대한 불만족, 자존심의 저하, 우울증, 대인관계 및 가족관계의 문제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대인관계나 가족관계에서의 문제가 자존심의 저하나 자신에 대한 확신의 부족 및 자신에 대한 불만족 등을 만들어내고, 이런 불만족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신체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사회적 조류에 따라 마른 것과 완전함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되면서 질환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평균 발병연령은 17세이며 14세와 18세에 두 번 호발하는 양상을 보인다. 40세 이상의 여성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90% 이상이 여성에서 발병되며 남성에서의 발병 양상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발병은 여러 신체적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무월경증, 변비, 복통, 추위에 대한 내성 저하, 무기력감 이외에도 저혈압, 저체온, 피부건조 증상, 이하선 비대, 구토로 인한 치아의 법랑질 부식이 초래되고 빈혈증, 신기능 장애, 부정맥, 골다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우울증을 비롯한 기분장애, 강박증과 사회공포증 등의 불안장애, 알코올 등 각종 약물 사용 장애 및 다양한 인격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신경성 식욕 부진증이 진단될 경우에는 면밀한 내과적 검사 및 정밀한 정신심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일단 신경증 식욕부진증환자가 내원하게되면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신경성 식욕부진증 자체가 다양한 원인에 의한 질환이므로 치료적인 접근 또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요소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다차원적인 진행모델에 바탕을 둔 치료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치료 상황의 결정이나 치료 목표의 설정 등에 환자나 가족의 적극적인 참여 또한 중요하다. 치료 목표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하면서도 확실하고 분명해야 한다. 치료에는 내과적인 안정화, 영양회복 및 영양교육, 이상 식사태도를 없애고 새로운 식사습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행동치료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환자가 체중을 회복하고 식사습관이 형성되면 이 장애의 핵심치료가 되는 체중과 신체에 대하여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식사 장애 뒤에 숨겨져 보이지 않았던 인생의 목표를 발견하여 그것을 좀더 건강하게 성취하는 법을 배우는 정신치료나 인지행동치료로 들어가게 된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에 대한 약물치료로는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항불안제, 식욕촉진제, 아편 길항제 등을 사용하나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정신 치료의 중요성이 큰 질환이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인 경우 약 40%에서 회복을 보이고 약 40%는 호전을 보이며, 나머지 약 20%가 장기적인 장애로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체 환자의 약 5%, 입원 환자의 10%가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좋은 예후 요인으로는 연극적 성격 경향, 갈등이 없는 부모-아이 관계 및 증상 발병과 치료 시작 사이의 짧은 기간, 위험 회피 경향, 감정표현에 있어 제한 및 권위에 복종 경향 등과 관련이 있고, 나쁜 예후요인으로는 구토, 대식증적 증상, 만성화 및 병전의 발달력상의 이상이나 다른 정신과적 장애가 있는 경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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