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Cerebral Aneury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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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중앙병원 신경외과 과장

식당 주방에서 일하던 43세의 남성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심한 두통과 구토 후 쓰러졌다. 동료들이 급히 119로 신고해 쓰러진지 30분 만에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뇌혈관 CT 촬영을 했다. 그 결과 지주막하 출혈과 파열된 뇌동맥류가 발견돼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뇌손상이 심각해 한 달째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또 다른 환자인 45세 남성은 평소 두통이 있었지만 저절로 호전돼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다 최근 들어 두통이 재발하자 병원에 갔다. 뇌혈관 MRI 결과 뇌동맥류가 파열되지 않아 수술을 진행했으며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현재에는 직장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보고 있다.

 

같은 성별에 비슷한 나이대인 두 환자는 같은 질환을 앓았다. 하지만 두 환자의 상태는 극과 극이다. 진단과정과 치료방법이 동일하지만 터지기 전과 후의 예후는 전혀 다르다. 대부분 출혈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다행히 두통 등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거나, 건강검진을 받다가 발견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출혈을 일으키기 전에 치료를 받으면 신경학적 견손이 남는 경우는 3%에 불과하며 회복 또한 빠르다. 하지만 뇌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킨다면 문제가 다르다.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열된 뇌동맥류는 사망률이 20%에 달한다. 생명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20%는 심각한 휴유증을 겪게 돼 환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2011년 란셋지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유병률은 3.2%로 집계했다. 100명중 3명이 머릿속에 시한폭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중 뇌출혈이 발생한 경우 10만 명당 매년 1~20명이다. 요즘에는 CT나 MRI로 뇌혈관을 검사하는 진단기술이 발달해 뇌동맥류의 발견 빈도가 높아진 데다 최근 젊은 환자들의 출혈 빈도가 높아지면서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치료나 뇌동맥류의 파열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료는 뇌동맥류 파열 여부와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동맥류의 위치와 크기,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지며 비파열성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파열 예방에 치료목적을 둔다. 파열된 경우 재출혈을 막고,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인 뇌혈관 연축 및 수두증 예방에 주력한다. 구체적 치료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개골을 열어 뇌동맥류를 직접 눈으로 보며 클립으로 묶는 뇌동맥류 결찰술과,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둥맥류 병변부위에 금속성 미세코일을 삽입해 동맥류를 막는 코일색전술이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머리를 열지 않고 치료를 받는 코일색전술이 개두술을 하는 결찰술 보다 부담이 적게 느껴지겠지만 모든 동맥류를 코일색전술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발 위험이 있어 각각의 경우에 맞는 적절한 치료방법을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고혈압, 여성, 고령, 흡연 등이 위험인자로 손꼽히고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돼 뇌출혈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고혈압이 알려져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는 경우나 기온이 찬 겨울 날씨에 혈압이 올라가서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또한 뇌동맥류는 가족력이 있을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족 중에 뇌동맥류를 경험한 경우라면 나머지 가족들도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뇌 검진의 측면에서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경우 MRI나 뇌혈관 CT 등의 뇌혈관 검사을 권장한다. 비파열성 동맥류의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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