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醉墨香/微韻(묵향에 취하다/미운)
<25>醉墨香/微韻(묵향에 취하다/미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作詩 牧民 金景國(작시 목민 김경국)

田鄕返顧興書癖 전향반고흥서벽 전원으로 돌아오자 서벽 도져/

試筆勤劬俗累違 시필근구속루위 만사를 멀리하여 시필 했네/

秋史石峰模墨帖 추사석봉모묵첩 추사와 석봉 묵첩을 본받으며/

流光未覺去來飛 류광미각거래비 세월이 오고 감을 깨닫지 못 하였네/

 

▲주요 어휘

△返顧=(돌아옴, 돌아올 반, 돌아볼 고) △書癖=(글씨를 좋아하는 버릇, 쓸 서, 적취 벽) △勤劬=(부지런히 힘씀, 부지런할 근, 수고로울 구) △俗累=(세상살이에 얽매인 너저분한 일, 풍속 속, 묶을 루) △墨帖=(명필을 탑본한 습자첩, 먹 묵, 표제 첩, =法帖) △流光=(세월, 흐를 류, 빛 광)

 

▲해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붓을 잡기 시작하였다. 일찍부터 조부께서 사숙(私塾)을 개설하여 납읍리민 대상으로 한문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었다. 당시 사숙에서 교과 과정이 천자문, 동문선습, 명심보감, 사서오경이었는데, 교재 구하기가 어렵고, 또 있어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 교재는 선배들이 공부했던 책을 빌려 그날 공부할 것은 붓으로 직접 써서 공부하였다.

 

교재 내용을 직접 붓으로 쓰기 위해서는 붓글씨 연습을 전체 공부의 반 이상을 투자 해야만 했다. 붓은 조부께서 직접 만들어 주셨지만, 오늘날처럼 화선지와 먹이 풍족한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매끈한 나무 널판자를 깔아놓고 물로 연습했다. 명심보감 읽기를 마칠 때쯤 조부께서는 상가에 이어 수산으로 그 마을에서 초청을 받아 사숙을 옮기셨고, 저 또한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한문 공부를 중단하게 되었고 붓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30년이 지나 광령3리 속칭 자종이 마을에 새집을 짓고 산방(山房)이 마련되자 서벽이 도지게 되었다. 어느 날은 엄친의 지도를 받으면서 하루에 화선지 전지 백장을 소비하는 날이 있을 정도로 만사를 멀리하여 시필했다.

 

구성궁예천명(九成宮醴泉銘), 왕희지집자성(王羲之集字聖)을 비롯하여 광개토대왕비(廣開土大王碑), 장맹용비(張猛龍碑), 조전비(曹全碑), 장천비(張遷碑), 을영비(乙瑛碑), 석문명(石門銘) 등 수십 종류의 묵첩을 임서하다 보니 류광미각거래비(流光未覺去來飛)하였다.

 

칠언절구 형식에 微韻(違,飛)을 쓴 평기식(平起式) 작품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