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제주감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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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 조합장/논설위원

최근 감귤가격이 호조세를 보여 감귤농업인은 물론 관계자들도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인사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극조생 감귤이 유통과정 중 부패로 인해 가격이 하락되어 폐원 또는 다른 품종으로 갱신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푸대접 받았던 시대가 있었지만 온갖 노력 끝에 푸릇푸릇한 감귤로 변신을 시도한 결과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게 되고 최고가를 경신한 게 소비자는 물론 농업인들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렇듯 청정제주 환경을 담은 푸른 기가 있는 싱싱하고 맛있는 제주 감귤이 선을 보이자 극조생은 물론 조생감귤이 시장을 석권하였고 경쟁품목인 딸기가 감귤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감귤의 품질이 월등하게 향상되었다는 평이다.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감귤도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희망이 보이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부단히 경주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모아져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만 올해 생산량이 예측량을 밑돌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적정생산에 적정가격이 형성되고 좌우균형을 맞추게 되면 조수익을 더욱 높일 수 있으련만.

한 때 생산량이 많고 적음이 가격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과는 달리 수입과일이 범람하여 다품목 농산물이 경쟁하는 시대에서는 품질만 좋으면 생산량이 어느 정도 증가되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포도와 배의 재배면적을 축소시켜 생산량을 감소시켜도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는커녕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을 교훈 삼아 감귤도 출구전략을 짜야 될 것이다.

온주밀감은 관피감귤이라 하여 껍질이 쉽게 벗길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완숙재배를 하거나 고온다습환경에서는 껍질이 느슨하여 과육과 껍질이 분리되기 십상이다.

감귤원산지인 중국에서도 온주밀감은 부피되기 쉽다고 하여 영어 이름도 부피( 浮皮·puffy)발음대로 철자되어 통용되고 있을 정도로 고온다습환경에서는 껍질이 쉽게 벗겨지고 과피가 쉽게 노화되는 특성을 갖는다. 온주밀감 원산지인 중국 절강성 온주지방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부피가 심하기 때문에 현재는 온주밀감 계통은 재배되고 있지 않다.

제주에서도 오래전부터 하우스 내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는 장마철에 부피발생이 시작되고 부패로 이어지면서 2차로 곰팡이가 감염되는 현상이 발생되었다. 점차적으로 극조기 작형에서 극후기 작형에 이르기 까지 부패과 발생이 심하여 하우스밀감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증가된 적도 있었다. 이와 같이 고온다습 환경에서 과피가 연약해지고 부패되는 현상을 수부증( 水腐症)이라 하는대, 이 현상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조생 온주밀감에서도 발생되기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조생온주밀감은 물론 감귤류 전체로 확대되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품종별 작형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외국에서도 온주계통은 극조생에서 중만생종(中晩生種)으로 숙기가 늦은 품종 또는 만감류로 갱신되는 추세인데 제주에서도 온난화에 따른 품종선택에 관련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계절이 분명한 온대기후환경에서는 여름에는 강우량이 많고 가을에는 건조하여 부피 발생정도가 낮고 부패되는 경향이 낮아서 저장기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3월까지 유통이 가능하였지만 지구온난화에 의해 여름에는 건조하고 가을에는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변하게 되었다. 과피가 계속 생장하고 과육과 분리되어 점차로 부패로 연결되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 출하기간이 짧아지고 있어 부피 발생이 더딘 품종으로 갱신작업이 선행돼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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