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살아보니 좋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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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대우
청정 제주도.

제주도를 한마디로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제주는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오르며, 가장 깨끗함을 자랑하는 곳이다.

깨끗한 물과 깨끗한 공기,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 숨 쉬는 곳 제주. 이래서 제주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고 싶어 하고, 귀농·귀촌인들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인이나 기업 등이 너나없이 제주로 몰려오고 관광객들도 급증하면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제주가 ‘살기 힘든 곳’으로 변질되고 있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제주를 빠져나가는 인구가 제주 유입인구보다 많았었는데 2010년부터 역전돼 매년 1만명 이상이 제주로 유입되고 있다.

유입인구가 늘면서 지난해 말 제주인구는 64만1355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 55만7569명에 비해 15.0%가 증가했다.

제주 방문 관광객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05년 제주방문 관광객은 502만여 명에서 지난해 말 1366만여 명, 올들어서는 1500만명으로 11년 만에 무려 세 갑절 늘었다.

제주 이주민 및 관광객이 늘면서 자동차 등록대수 역시 2005년 21만3000여 대에서 지난해에는 43만500여 대로 갑절 이상 증가했다.

한정된 도로에 자동차가 갑절이상 늘면서 제주도심지는 하루 종일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교통지옥으로 바뀌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신제주와 공항입구를 연결하는 도령로의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9.6㎞로, 서울 도심지 19.6㎞로 나타났다.

특히 출·퇴근시각 도심지 및 읍면 외곽과 제주도심지의 연결도로는 그야말로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교통체증뿐 아니라 인구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 증가로 도심지의 개인소유 무료 주차장이 상가나 아파트로 변하면서 주차공간이 사라져 주차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교통문제만이 아니다.

인구 증가와 맞물려 주택수요가 늘고, 외부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면서 토지가격과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토교통부 발표 올 상반기 제주지역 지가상승률은 5.71%로 전국 평균 1.25%보다 네 갑절 이상 큰 상승폭을 보였다.

아파트 가격 역시 일부 유명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는 3.3㎡당 2000만원을 넘긴 지가 오래로, 서울의 웬만한 지역과 맞먹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내 집 마련의 꿈은 정말 ‘꿈’으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제주인구 65만여 명에 하루 평균 4~5만명이 방문하는 관광객을 감안하면, 하루 80만명이 거주하는 셈이다. 80만명이 먹고 마신 후 발생되는 쓰레기와 생활하수는 이미 포화상태이다.

제주지역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은 발생하는 쓰레기량을 소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고 도내 하수처리시설 역시 매일 쏟아지는 생활하수 처리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청정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가 급행버스,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도입 등 날로 심각해지는 교통문제 해결 및 하수처리를 위해 하수처리장 증설과 지하화 등 하수처리 종합대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제주시와 서귀포시 양 행정시 역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들이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언제,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살기 좋은 곳, 찾고 싶은 곳’ 제주가 앞으로 ‘살기 힘든 곳, 떠나고 싶은 곳’이 되지 않도록 행정과 함께 도민 모두 지혜를 모으고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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