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민모임의 이유 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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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취임한 이중환 서귀포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서귀포다움의 매력 창출’을 강조했다. 서귀포다움의 매력을 잃지 않도록 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청정자연을 지켜낼 수 있도록 개발과 보전의 균형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이 언급한 ‘서귀포다움’은 진정 무엇일까. 아마도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환경, 개발이 아닌 보전된 예전의 서귀포의 모습을 핵심 가치로 하는 시대적 바램을 담고 있지않나 싶다.

현실은 안타깝게도 ‘서귀포답지 않게’ 가고 있다. 관광 또는 개발이란 미명아래 여기저기서 생채기를 앓고 있어서다. 난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예전 서귀포의 아름다운 모습이나 정취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부동산은 투기의 광풍 앞에서 갈기갈기 쪼개지고 누더기가 되어 있다.

문제는 서귀포다움을 지키겠다는 이 시장이나 당국의 의지가 미약하다는 점이다. 외국 투기세력으로 의심되는 개발업자에 해안변 사도(私道) 개설을 허가해줘 난개발을 조장하는가 하면, 안일하고 어설픈 대처로 뒤늦게 건축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가는 사달이 최근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대포동 주상절리대 바로 앞에 대규모 관광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과연 서귀포다움을 간직하려는 개발행정인지 그저 아리송할 따름이다.

서귀포시 지역 문화예술인과 문인, 학자, 주민 등 49명이 참여한 ‘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이 발족돼 그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도정이 추진하는 서귀포시 상업지역의 건축고도 완화 방침을 재고해 줄 것을 강력 촉구했다. 건축고도가 현재 40m에서 45m로 변경되면 원도심을 중심으로 교통혼잡 등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시민모임은 그러면서 서귀포다움에 대한 철학 없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토목 위주의 개발정책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의적절하고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 여겨진다. 무엇보다 주목할 단어는 ‘서귀포다움의 철학’이라 생각된다. 제주 섬이 생긴 이래 이런 난리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개발의 거센 바람 앞에서 서귀포다움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큰 울림을 준다. 시당국과 도정은 그들의 이유 있는 항변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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