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차량에 사라진 ‘환상 자전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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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옹포삼거리 인근 차로로 변경…차선 지워지지 않아 혼선
▲ 6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옹포삼거리에서 협재해수욕장 방면. 기존에 있던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지워지지 않은 탓에 여전히 불법주차가 만연하다.

제주시가 조성한 지 2년밖에 안 된 환상 자전거길을 불법주차 문제로 없애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35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제주를 일주할 수 있는 자전거길 234㎞와 10개소의 인증센터를 구축했다.


시는 2014년 제주시 한림읍 옹포사거리부터 월령삼거리까지 5.4㎞ 구간에 16억9100만원을 들여 2~3m 폭의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다.


그런데 시는 옹포삼거리~협재해수욕장 주차장까지 2㎞ 구간에 불법주차가 만연하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최근 9000만원을 들여 이 구간 자전거 도로를 없애고, 차선 변경 공사까지 마쳤다.


그리곤 마을 안길에 자전거 도로를 다시 조성했다. 하지만 기존 자전거 도로는 바다가 보이고, 옹포삼거리서 협재해수욕장까지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었으나, 바뀐 곳은 바다도 보이지 않을뿐더러 마을을 우회해야 하는 통에 해수욕장까지 이동 거리만 30분가량 걸린다. 


더 큰 문제는 차선 변경 공사 등을 완료하고도 기존 차선과 자전거 도로를 제대로 지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6일 오전 이곳을 확인한 결과 기존에 있던 차선이 제대로 지워지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이 곡예운전을 하는 등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파란색 선으로 그려져 있던 자전거 도로도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아 여전히 수십대의 차량이 불법주차돼 있는 등 주객전도된 상황이었다.


한림읍 주민 김일한씨(36)는 “불법주차하는 차량이 많다고 자전거 도로를 바다가 보이는 명당자리에서 안 보이는 곳으로 옮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등 다른 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환상 자전거길이 자전거 도로라는 이유로 자치경찰에서 단속하지 않을뿐더러 조례에도 자전거 도로에 세워진 차량을 단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없다”며 “어제도 불법주차가 심하다는 한림읍 주민의 민원이 접수됐다. 주민들이 ‘이럴 거면 차라리 차선이라도 넓게 쓰자’고 하는 통에 자전거길을 없애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선을 검은색으로 덧칠하거나 깎아내는 등 기존 흔적을 지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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