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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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숙 /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

종종 자료 수집을 위해 할머니들을 만나곤 한다.  할머니들 말씀 중에는 밥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했는데 밥이 상해서 버리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내 삶은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신다. 배는 부르지만 삶이 더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경제성장과 지역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배고픔의 가난에서는 벗어났지만 삶이 더 나아지지 않음은 물질이 줄 수 있는 행복의 한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요즘 제주도의 인구 증가를 피부로 느낀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인구가 증가 되어야 한다고 인구 유입에 정성을 쏟은 결과일까? 제주도에 인구가 증가 하고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 것은 한편으로는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왜 제주를 오고 싶고 또 살고 싶어 할까? 그리고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제주도의 인구 증가가 우리에게는 얼마만큼 삶이 나아지게 하고 또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길거리를 나서면 자동차로 길이 막혀 숨넘어갈 지경이고 차를 세워둘 공간 부족으로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응급차가 출동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응급차를 기다리는 애타는 그 마음과는 상관없이 길거리에서 시간만 다 허비해야 하는 속수무책인 상황에 놓여있다. 


제주의 자연은 또 어떤가. 


제주도는 보물과 같은 환경자산을 가진 아름다운 섬이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 엄청난 변화로 숨이 가쁘다. 우리 눈에는 도저히 건물이 들어서서는 안 될 곳 같은 곳에도 우후죽순처럼 건물들이 들어서 있거나 짓고 있는 관경을 바라보며 제발 이제 더 이상은 안 돼. ‘멈추어야 해’ 하는 간절한 마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누가 우리의 이 외침을 들어 줄 것인지.


제주도의 땅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올랐다. 농사를 짓던 사람들에게는 ‘애쓰게 농사를 지어봤자’하는 생각이 고개를 내밀면서 마음이 허공에 둥둥 떠 있다. 집만 장만 하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한 푼 한 푼 모았던 사람들에게 아파트의 시세는 허탈감만 안겨 주는 오늘이라 어제보다도 더 힘들다.

 
우리는 방향을 잃지 않고 살아보려고 애를 쓰는데 세찬 바람이 불고 있어 서 있기가 참 힘들다. 


아무리 어지럽고 허탈감을 안겨주는 세상일지라도 그래도 우리 각자는 자기의 자리에 부끄러움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지켜내야 한다. 이 세상은 곧 우리아이들의 세상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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