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 바둑왕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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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논설위원
바둑의 역사는 4000년 전 중국 요순시대까지 거술러 올라간다. 중국의 고전 ‘박물지(博物志)’에 실린 ‘요조위기 단주선지(堯造圍碁 丹朱善之)’란 문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요(堯)임금이 바둑을 만들어 아들 단주(丹朱)를 가르쳤다는 뜻이다. 그 시절 바둑이 두뇌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요임금이 인지하고 있다니 놀랄 일이다.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전래된 바둑은 여성들도 즐겼다. 국내 바둑 역사에 바둑 시를 가장 많이 지은 고려의 문호 이규보(李奎報)는 누구나 인정하는 바둑 애호가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평양 기생 진주(眞珠)가 바둑이 상당한 고수임을 알고 한판 두기를 바라는 내용의 시를 써서 보냈다고 한다. 이것만 봐도 고대(古代)엔 남녀 모두가 바둑을 뒀음을 알 수 있다.

▲바둑이 우리 고유의 정신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바둑 용어가 우리의 일상 속에 깊이 파고 든 이유다. 그런 만큼 바둑에서 유래된 말들이 많다.

특히 정치권과 스포츠 등에서 자주 쓰인다. TV 드라마 제목이었던 ‘미생’이란 단어가 대표적이다.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한쪽은 큰 손실을 입지만 다른 쪽은 패에 져도 손해가 없는 ‘꽃놀이패’도 화투 용어가 아니라 엄연히 바둑 용어다. 돌의 살고 죽음을 의미하는 ‘사활’, 자신의 행동이 종국엔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자충수’,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머릿속으로 추리해 최선의 수를 찾는 ‘수 읽기’ 등도 바둑에서 나왔다. 이외에도 부지기수다.

▲바둑은 두뇌 스포츠다. 그런 스포츠를 어려서부터 배우면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두뇌 개발에 좋다. 이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뇌 영상 연구를 통해 장기간의 바둑훈련이 두뇌 기능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지능ㆍ인성 개발에도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오는 30일 제주지역 바둑 꿈나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존심을 건 반상대결을 펼친다. 본보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가 주관하는 ‘2016 제주新보배 꿈나무 바둑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이번 대회는 초등 저ㆍ중ㆍ고학년부, 중등부, 여학생부, 유치부 등 6개 부문별로 치러진다.

본보는 제주 바둑 꿈나무를 육성하고 바둑인구의 저변 확대와 붐 조성을 위해 2014년부터 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주에서 제2의 이세돌, 박정환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본 대회가 그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나저나 올해 제주 어린이 바둑왕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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