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는 독성물질을 잉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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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화학·코스메틱학과 교수

산뜻한 파란 하늘이 어디에 숨어버렸을까? 하늘은 점차적으로 불투명한 색으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 하늘과 바다와 시냇물은 무슨 색으로 표현해야 될까?


그래도 아직 제주도 하늘은 바다와 함께 쾌적하고 가볍게 느껴진다. 또한 붉은 노을에 휩싸인 제주도의 풍광도 운취있다. 이것은 제주도에서 삶으로부터 받는 행복감의 한자락이다.


타지방의 하늘은 너무 우중충하고 무겁게 느껴져 머리와 어깨가 무척 아프고, 호흡하기가 힘든다. 마치 독성물질이 채워져 있는 양동이를 이고 뒤뚱거리며 살아가는 기분일 것이다.


지평선에서 연무를 볼 때 이를 호흡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들이마시면 산성 방울은 폐의 민감한 조직을 공격하게 된다. 천식, 폐기종, 심혈관 질병 등을 가진 사람들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무의 원인은 알고 있지만, 지역마다 원인은 다르다. 중국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서 석탄을 태우는 발전소는 연기와 입자물질을 생성하고, 이것들이 연무를 형성한다. 궁극적으로 이 결과는 다른 지역에 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농촌 지역에서는 흙먼지와 나무를 연소시키는 난로의 검댕을 포함한 여타 입자들이 안개 속에 자리잡게 된다. 이로써 옛날 농촌의 아지랑이와 종달새도 자취를 감춰버렸다.


지난 해 인도네시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동남아시아를 강타했던 인도네시아발 연무사태가 약 10만 명 이상이 조기 사망하는데 원인을 제공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물론 이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엄청 많았을 것이다.


연무에 의해 가시성이 감소하고 있다. 100마일 밖에 있는 산을 볼 수 있었던 지역에서 이 산은 연무 속으로 사라져버릴 때가 많다. 옐로스톤, 그랜드캐넌 같은 미국 국립공원 등도 가시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깨끗한 공기 가시성 규칙이 공표되었다. 이 규제에는 노후된 발전소 등에서 막대한 양의 SO2, NOx와 입자 물질 등을 방출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기관지염과 폐렴을 가진 사람들은 이에 의해 치사율이 증가할 수 있다. 물론 건강 상태가 양호한 사람조차도 산성 에어로졸의 따가운 영향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황산염과 황산 에어로졸로 오염된 공기로 호흡하는 것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산성 안개가 사람의 건강에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고, 산성 침강(sedimentation)의 간접적 영향에 대한 대중의 우려도 점차 증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납, 카드뮴, 수은을 포함한 특정 독성 금속이온의 용해도는 산의 존재하에서 상당히 증가한다


이 원소들은 지구의 자연적 상황에서 존재하고, 토양과 바위를 구성하는 광물에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 산성화된 물에 녹아 공중 물 공급원까지 전달되면 이 금속들은 심각한 건강 위협을 조성할 수 있다.


2001년도 한 논문에 “화석연료 연소 방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지연될수록 대기오염과 관련된 질병과 사망은 증가할 것이다”고 했다. 건강 관련 비용은 인간이 호흡하는 공기, 즉 하늘이 투명하고 깨끗할수록 감소할 것이다.


이제 안개나 박무, 연무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상무기로 둔갑하고 있다. 이들 속에는 독성물질이 잉태하고 있다. 인간과 동·식물 등 자연의 건강를 지키기 위한 철두철미한 과학적 사고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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