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遊與孫女(유여손녀)
<11>遊與孫女(유여손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作詩 撫耺 金祥玉(작시 무운 김상옥)

輕輕風馥郁 경경풍복욱 산들 바람 불어 향기 그윽이 퍼져/

冉冉蝶荷臨 염염접하림 한들거리는 연꽃에 나비 다가오네/

律俐天眞貌 율이천진모 율이의 천진한 모습/

何描映象心 하묘영상심 그 마음엔 어떤 이미지일까?/

 

▲주요 어휘

▲輕輕=가볍게, 산들산들 ▲馥郁=풍기는 향기가 그윽하다

▲冉冉=한들거리는 모양 ▲律俐=손녀의 애칭

▲天眞=자연 그대로 깨끗하고 순진함 ▲描=그릴 묘

 

▲해설

필자가 한시를 공부하면서 오언절구의 표본으로 여기는 시는 “衆鳥高飛盡 孤雲獨去閒 相看兩不厭 只有敬亭山(뭇 새들 높이 날아 사라지고, 외로운 구름 한가로이 흘러가는구나. 서로 바라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건, 다만 경정산이 있을 뿐이네.)”이라는 이백(李白)의 독좌정경산(獨坐敬亭山)이다. 한시에서 중요시하는 반법(反法), 점법(粘法), 2‧4부동(二四不同) 등 규칙에 맞음은 물론이고, 속세의 부귀공명에서 벗어나 보고 또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하는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시를 항상 마음속에 새겨 두면서 한시 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손녀와 놀다(遊與孫女)’는 필자가 처음 지어본 시로, 오언절구의 편격(偏格)인 평기식(平起式)에 따른 시다. 압운(押韻)은 평성 침운(平聲侵韻)의 임(臨)과 심(心)이며, 평측은 “평평평측측(平平平仄仄), 측측측평평(仄仄仄平平), 측측평평측(仄仄平平仄), 평평측측평(平平仄仄平)”으로 격률(格律)에 맞추어 시도한 작품이다.

 

이 시는 필자가 손녀 율이와 하얀 수련(睡蓮)이 피어있는 작은 연못가에서 놀 때, 날아온 나비들과 연꽃을 보며, 하삐(20개월 아기로 할아버지를 ‘하삐’라 한다.)를 찾고 쫑알거리며 좋아하는 손녀의 그 모습을 보며 지어본 시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 연꽃, 나비 그리고 손녀를 소재로 오늘날의 세태를 천진난만한 아기의 눈을 통해 표현해 보려고 하였다.

 

청력이 떨어진데다 언어 변별력이 없는 귀머거리 무운(撫耺)에겐 아직도 율이의 마음에 묘사된 이미지가 어떠한 것인지 궁금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