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관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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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은 유교 경학에 뛰어났을 뿐 아니라 천문·지리·과학 등에도 밝았다.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에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비롯한 방대한 책을 저술해 조선후기 실용학문의 체계를 정립했다.

다산이 강진에서 귀양살이를 하며 저술한 ‘목민심서’는 지방 수령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백성을 다스리는 데 대한 도리를 적시한 책으로서 농민의 실태, 서리의 부정, 토호의 작폐, 지방 관헌의 윤리적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 12편으로 구분해 이것을 다시 각각 6조씩 세분화 해 목민관이 해야 할 일을 총망라해 놓은 책으로 오늘날 정치인과 공직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삶의 소중한 지침서가 되고 있다.

다산은 ‘목민심서’ 자서(自序)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힌다.

‘오늘 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오직 거두어들이는 데만 급급하고 백성을 기를 줄은 모른다. 백성들은 여위고 시달리고, 시들고 병들어 쓰러져 진구렁을 메우는데, 그들을 기른다는 자들은 화려한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만을 살찌우고 있다.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고통받아 신음하는 백성을 살리고자 하는 구민(救民)의 의도에서 목민관들이 이 책을 읽고 실천하였으면 하는 것이 다산의 바램이었다.

목민심서를 보면 전체 12편 중 어느 하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나오지 않는 구절은 없다.

제4강 애민육조(愛民六條)를 보면 그의 사상이 구호에 그치는 ‘백성사랑’이 아님을 보여준다.

제1조의 양로(養老)는 노인들을 공경하는 미풍을 살리는데 관리들이 힘써야 함을, 2조의 자유(慈幼)는 어린이를 제 자식처럼 아끼고 교육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3조의 진궁(振窮)은 홀아비(矜), 과부(寡), 고아(孤), 늙어서 자식 없는 사람(獨) 등 외롭고 가난한 자를 도우라 했고, 4조의 애상(哀傷)은 죽음을 애도해 장사를 잘 지내주도록 하고 있다. 5조의 관질(寬疾)에서는 질병을 구제하고 환자가 의탁할 곳을 마련하고 도와주도록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 6조의 구재(救災)에서는 수재(水災)와 화재(火災)가 발생하면 나라의 구제법(휼전)에 따라 정성껏 돕되 환난이 있을 것을 생각해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재앙을 당하고 나서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감귤값 폭락에 화가 난 농민들이 지난달 30일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싣고 온 감귤 5t을 내려놓으며 제주를 특별자연재해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

잦은 비날씨로 감귤 수확을 못하고 가격마저 생산비 아래로 폭락하면서 농심이 폭발한 것이다.

농민들은 “그나마 수확한 감귤도 출하 작업이 지연되면서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어 참담하다. 제주도가 농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노력을 보이기보다 감귤값 폭락 사태의 책임을 농민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울분을 삼켰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서귀포시 안덕면지역 콩 재배 농가들이 비날씨로 인한 콩 수확량 감소 및 농협 수매가 폭락 현상을 보이자 콩 밭을 갈아엎으며 농정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최근 수확이 시작된 월동무 가격도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져 서귀포시 성산읍을 중심으로 한 월동무 재배 농가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농촌지역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다산은 이렇듯 가난하고 곤란에 빠져있는 백성들이 마음 편하게 살아가게 해 주는 것이 고을의 수령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병신년 새해를 맞았다.

다산이 제시한 목민관의 기본자세를 되돌아보고 어려운 난관을 뚫을 수 있는 지혜를 원희룡 도정이 발휘해야 할 때다.
<김문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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