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연례 직원조회. 당연히 엄격하고 건조해 보일 수밖에 없는 의회 내 회의 분위기가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기타 소리가 울려 퍼지고 웃음소리도 커진다. 바로 기타 동호회 ‘반올림’(회장 김완진)이 있기 때문이다.


반올림은 의회 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서 공연하며 직장 분위기를 활기차게 개선하고 있다. 반올림은 이제 의회 밖으로의 봉사활동과 공연에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반올림은 지난해 1월 우연치 않게 결성됐다. 속기사 직원과 사회인 그룹사운드 활동을 하고 있는 문창배 교육위원회 정책자문위원이 기타 동호회를 결성하기로 했고, 24명이 뜻을 같이 했다.


회원들은 여성이 대부분이고, 처음 기타를 잡은 사람들이 많아 쉽지 않았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만나 대회의실에서 연습을 했지만 실력이 쉽게 늘지는 않았다. 회원들 사이에서는 ‘복숭아학당’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특히 동아리가 결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월호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타를 연주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자칫 동아리가 흐지부지될 수도 있었지만 회원들이 열정이 모아지면서 동아리 활동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1년 반이 지나면서 기타 실력도 공연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올라왔고, 지난 5월 직원조회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첫 공연에서는 ‘담다디’, ‘해변으로 가요’, ‘새들처럼’ 등의 노래가 연주됐다. 기타 실력이 조금 부족한 회원들은 노래와 목소리로 공연을 함께 했다.


딱딱했던 직원조회가 활기차졌고,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직원들의 격려와 호응이 큰 힘이 됐다. 이후 반올림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 졌다.


지난 7월 제10대 의회 1주년 기념식에서 두 번째 공연을 가졌다. 또한 지난 달 구성지 의장과 직원과의 대화에도 반올림이 참여해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반올림의 기타 연주로 회의는 보다 자연스러워지고 격이 없어지고 있다. 그만큼 소통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는 회원들은 반올림을 통해 친근해졌고, 반올림의 공연을 접한 직원들도 서로 다가서며 의회 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회원들은 기타를 배우고 익히며 누구나 한번쯤을 가졌던 기타에 대한 로망을 풀어내고 있다.


이제 반올림은 의회 밖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도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갈 계획이었지만 공연 날짜까지 확정해 놓고도 갑자기 찾아온 메르스 사태로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봉사활동과 공연에 대한 열정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타를 가르치고 있는 문창배 자문위원은 “처음에는 튜닝이 뭔지도 몰랐지만 이제는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 고생들도 많았다”며 “음악을 하는 동안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고 있고, 직장 내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타를 처음 배웠다는 김완진 회장은 “부서가 서로 달라 직원들도 잘 몰랐지만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유대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며 “집에서도 기타를 잡으면 가족들과도 같이 할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