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산적들로부터 마을 구한 뚝할망 전설 서린 하가리 연화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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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하가리 연화지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이 하가리에는 또 다른 명물인 제주에서 가장 큰 연못 연화못(蓮花池)가 있다.

 

지금 1만㎡가 넘는 연화못에는 연꽃이 활짝 피어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른 몸통만한 넓은 연잎이 못을 가득 메운 가운데 제철을 맞아 화사하게 핀 연꽃들이 연화못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현재 연못 한가운데는 탐방객들의 쉼터인 정자 세워져 있고 연못 가장자리와 못 가운데로 정자을 잇는 목재 산책로가 설치돼 있어 휴가철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탐방객들이 찾아 연화못의 비경을 만끽하고 있다.

 

이 연화못을 그 아름다운 절경만큼이나 재미있는 전설을 품고 있다.

 

▲산적의 소굴 연화못

 

고려 충렬왕 다시 이 연못은 산적들의 집터였다. 이 산적들은 연못 한가운데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을 짓고, 주변의 작은 못 주위에는 작은 초막을 지어 살면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농락하고 약탈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어느 날 신임 판관이 초도순시로 이 마을 지난다는 정보를 입수한 산적들은 판관 일행을 습격할 음모를 꾸몄다.

 

그런데 이 마을에 사는 ‘뚝할망’이라는 노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관가에 산적들의 계획을 알렸다.

 

이에 관군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산적들을 소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뚝할망은 산적들의 칼에 죽고 말았다.

 

산적을 소탕한 관아에서는 할머니의 충정심을 높이 기려 벼슬을 내리고, 제주향교의 제신으로 받들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관군들은 산적들이 살던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을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연못을 파서 빗물을 받아 빨래를 하고, 소와 말 물 먹이는 못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17세기 중엽 대대적인 수리 공사를 실시해 지금의 식용연이 있는 못은 식수로, 큰 못은 우마 급수 및 빨래터로, 샛통은 나물을 씻는 용도로 뚝을 쌓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1949년 제방공사를 실시, 1950년에 완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66년 2월 9일 연화못은 제주도가 지정한 낚시터로 지정돼 1990년대까지 이곳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낚시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연화못 한가운데 현재의 육각정 이전에 1966년 제주도의 계획에 의해 콘크리트 육각정이 세워 졌는데 기초공사 당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와 기와 등이 발견돼 연못의 역사와 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연못에 언제 연꽃이 심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19세기 중엽 제주목사 한응호가 지방 순시 중 이 곳에 들러 연꽃잎으로 술을 빚어 마시고 시를 읊었으며 양어머니에게 연꽃을 잘 지켜 가꾸도록 했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어 그 이전부터 이 못에 연꽃이 자라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마을에서 세운 연못 연혁에는 1949년 제방공사가 진행되는 시기에 재부산하가친목회에서 연꽃을 식재했다고 기록돼 있다.

 

▲동화의 나라 더럭분교

 

하가리에는 연화못 뿐 아니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름다운 곳이 있다.

 

바로 애월초등학교 덕럭분교장. 2012년 국내 대기업의 사업 프로젝트로 더럭분교장을 대상으로 세계적인 컬러리스트와 함께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색 재현력을 소개하기 위해 ‘제주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색(色)’을 주제로 학교 건물에 다채로운 색을 입혔다.

 

그리고 아름다운 색으로 새 옷을 입은 더럭분교의 모습이 TV광고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학교를 찾는 방문객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급증했다.

 

급기야 학교 측에서는 수업에 방해되니 학교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간판을 내걸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은 방학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학교 곳곳을 누비며 더럭분교의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하가리는 돌담길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다. 몇 해 전 문화재청이 하가리의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할 것을 추진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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