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교 69주년을 맞은 하례초등학교는 서귀포시 남원읍 서쪽 끝자락인 하례1리(이장 김동일)에 자리하고 있다.

과거 재학생 수가 300명이 넘던 하례초도 세월이 흐르면서 학생 수가 급감, 학교 존폐가 논의되고 있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와 같은 처지에 놓였다.

1946년 11월 개교 후 1949년에는 4·3사건으로 교사가 전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학생 수가 늘면서 1978년에는 7학급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하례초는 1997년까지 재학생 수가 100명을 넘었지만 1998년 90명으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위기 의식을 느낀 주민들은 학생 유치 사업의 일환으로 통학버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성금 2000만원을 모아 1998년 15인승 통학버스를 구입한 주민들은 하례2리는 물론 토평동, 효돈동은 물론 서귀포시 동문로터리까지 운행 구간을 넓히며 학생 유치에 나섰다.

통학버스가 운행되면서 재학생은 다시 불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7년 105명에서 2008년에는 92명, 2011년에는 57명으로 떨어지며 주민들 사이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학교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11년 9월 ‘2012~2014년 적정규모 학교 육성계획’을 발표하며 2014년 통폐합 학교 대상에 하례초등학교를 포함시켰다.

제주도교육청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듬해 하례초 통폐합 시기를 2년 후인 2016년으로 연기했다.

통폐합 시기가 연기됐지만 결국은 학교가 사라진다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학교가 없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낡은 통학버스를 대체하기 위해 2013년 행정 지원을 받아 12인승 통학버스를 추가로 구입(마을회 자부담 1000만원)한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빈 집 수리를 통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외지인 유치에 나섰다.

2014년에는 서귀포시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에 마을회 자금을 보태 빈 집 3곳을 수리했고, 올해 들어서도 빈 집 2곳을 정비했다. 마을회는 올해 말까지 빈 집 2동을 추가로 정비해 외지인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마을을 떠난 출향인사들도 학교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강성룡 하례초 교장은 “서귀포시내에 거주하는 일부 학생들도 통학버스를 이용해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모두 부모가 하례1리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통학버스 기사 현종수씨(68)의 도움도 크다.

강 교장은 “1998년 통학버스가 운행되면서 기사로 활동했던 현씨가 2004년 퇴임했지만 이후에도 지금까지 운전대를 놓지 않고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돕고 있다”며 “기사를 별도로 채용할 재정 여건이 안되는 상황에서 용돈 수준의 수고비만 받고 봉사에 나선 현씨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 등 마을 자생단체도 매년 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해 학생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강 교장은 “매년 2월 졸업식이 열릴 때마다 마을 자생단체에서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졸업생 1명이 보통 장학금으로 20~30만원을 받고 있다”며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교직원 모두가 알차고 내실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